시모음

용혜원 시인의 봄에관한 시모음 24편

하늘과호수 2025. 3. 27. 11:50

용혜원 시인의 봄에관한 시모음 24편

 

꽃피는 봄엔 / 용혜원

 

봄이 와

온 산천에 꽃이 신나도록 필 때면

사랑하지 않고는 못배기리라

 

겨우내 얼었던 가슴을

따뜻한 바람으로 녹이고

겨우내 목말랐던 입술을

촛촉한 이슬비로 적셔 주리니

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시리라

 

온몸에 생기가 나고

눈빛마저 촉촉해지니

꽃이 피는 봄엔

사랑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리라

 

봄이 와

온 산천에 꽃이 피어

님에게 바치라 향기를 날리는데

 

! 이 봄에

사랑하는 님이 없다면 어이하리

꽃이 피는 봄엔

사랑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리라

 

봄기운 / 용혜원

 

나뭇가지 손등이 시리게

새벽이면 찬 서리가 내리며

외로움은 한겨울 빈 가지 끝에서

가냘프고 매몰차게 흔들린다

 

나무 잔가지 하나하나마다

추위에 떨고 떨면서

폭설이 내리면 설화가 피어 아름답다

 

날카롭고 뾰족한 맹추위가 심장을 찔러도

나무는 봄을 기다리고 있다.

쓸쓸하고 외로운 한겨울

오들오들 떠는 나뭇가지는

찬란한 봄을 알기에 봄을 기다린다

 

냉혹한 추위에 떨고 있다가도

봄이 와서 봄 햇살이 내리면

겨울 추위를 씻고 피 말랐던 실핏줄이

터져 나와 봄꽃이 핀다

 

봄기운이 한겨울 얼었던 얼음을 녹여

냇물을 만들고 겨우내 잠자던 가지 끝에

꽃몽우리가 터질 때

싱그러운 봄꽃향기에 취한다

 

 

 / 용혜원

 

봄햇살  가득한날

도심 한복판 커피숍에서

진한 에소프레스를 마신다

 

봄이 온다는 소식에

마음이 한결 들 뜨고

가벼워 지는데

홀로 앉아 거리를

보고 있으니

왠지 가슴이 텅 빈 듯

허전 하기만 하다

 

인생도 쓴맛을 알아야

참맛을 안다는

말이 옳다

오늘은 인생의

참 맛을 알기 위해

홀로 남은 거리에서

 

 진한 에소프레스를 마신다

 

봄꽃 피는 날 / 용혜원

 

봄꽃 피는 날 난 알았습니다

내 마음에도 사랑나무 한 그루 서 있다는 걸

 

봄꽃 피는 날 난 알았습니다

내 마음에도 꽃이 활짝 피어나는 걸

 

봄꽃 피는 날 난 알았습니다

그대가 나를 보고 활짝 웃는 이유를

 

봄이야 / 용혜원

 

봄이야

만나야지

바람불어 꽃잎을 달아주는데

너의 가슴에

무슨 꽃 피워줄까?

 

춤추듯 흐르는 들판이 펼쳐지는데

목련은 누가 다가와

가슴 살짝 열고 밝게 웃을까?

 

봄이야

시작해야지

담장에선

개나리꽃들이 재잘거리는데

두터운 외투는 벗어버리고

우리들의이야기를 꽃피워야지

 

 

봄은 / 용혜원

 

봄은 생명이 살아 있음을

눈으로 느끼게 한다

가슴에 스며들게 한다

강물의 색깔과 흐름이 달라지고

하늘에 떠가는

구름의 색깔이 달라진다

 

산도 들도

엷은 초록의 노래를 시작한다

봄의 색깔이

내 마음에 번진다

 

봄은 남보다 먼저 느끼는 사람은

감성이 살아 있다

감성이 살아 있는 사람은

사랑할 줄 안다

 

봄은 사랑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봄은 꽃들의 축제 / 용혜원

 

복사꽃이 분홍빛 웃음을

입가에 띄우고 있다

 

산과 들 가는 곳곳마다

웬 처녀들이 다 나와

누구를 기다리기에

저마다 꽃단장하고 있는가

 

봄은 꽃들의 축제

목련은 님 만나 떠나고

벚꽃은 무엇이 그리도 좋아

자꾸만 자꾸만

함박웃음을 터뜨리는가

 

 

봄 바람 부는 날 / 용혜원

 

겨울의 끝 마디에서 불던

소스리 바람은 떠나가고


따스한 햇살과 함께

살랑 살랑 불어오는

봄 바람에 꽃잎이 터져


꽃향기 가슴에

물씬 풍겨오면


여인의 옷고름을

풀고픈 봄날이다


살랑 살랑 불어오는

봄 바람에

환장하도록 쏟아지는

햇살 속에서

피끓는 사랑을 하고픈

봄날이다

 

봄 버드나무 / 용혜원

 

봄 햇살에

머리를 감았을까


막 머리를 감고 나온

깨끗하고 해맑은

젊은 여인이

머리를 말리고 있는 것만 같다


누구를 만나고 싶은 것일까

어떤 기다림에

가로수가 되어

줄지어 서 있을까

 

봄 숲길 / 용혜원

 

푸릇푸릇한 잎새들이

돋아나는 봄날


나지막한 작은 산들에

아직은 숲이 울창하지 않아

더 잘 드러나 보이는

산길을 바라보노라면

참 아름답다는 말이

입 밖으로 자꾸만 나온다


누가 저 숲 사이로

처음 길을 내었을까

그 때 마음은 어떠했을까


그간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애환을 갖고

오고 갔을 저 숲길


봄날의 숲길은

어느 그림 잘 그리는 화가가

그려 놓은 것처럼

참 아름답다

 

봄일세, 창문을 열어놓게나 / 용혜원

 

봄일세, 창문을 열어놓게나

화분에 봄꽃이 활짝 피었네

꽃향기가 물씬 나는 것을 보면

온 세상에 봄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 수 있네


봄은 우리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해주고

사랑의 마음을 가득히 부어준다네

진실한 사랑은 서로 아껴주고

언제나 동반해 주는 것일세


우리 주변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은

가장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사랑일세


한 순간을 살아가면서도

순간적인 사랑에도 거짓이 많다네

그러나 우리들의 사랑은

순결해야 하네

우리는 서로 날마다 기도하며 살아가지 않나

봄일세, 창문을 열어놓게나

 

봄날엔 / 용혜원

 

봄날엔

세상에

온통 사랑의 열기가

가득하다


저마다 자랑하듯

저마다 뽐내듯이

피어나는 꽃들을 보면


나도 사랑을 하지 아니하고는

못 견디겠다

 

봄바람 / 용혜원

 

생기 가득한 봄바람은

초록 빛깔 가슴 가득 안고 와

온 땅에 뿌려놓는다


포근함이 가득한 봄바람은

꽃망울 가슴 가득 안고 와

꽃들이 활짝 웃게 만든다


그리움이 가득한 봄바람은

사랑을 한아름 안고 와

사람들의 마음에 쏟아놓는다


봄바람을 만나면 사람들은

사랑을 찾는다

봄바람은 그리움을 쏟아놓고

너의 눈동자를 보고 싶게 만든다

 

봄 숲길 / 용혜원

 

푸릇푸릇한 잎새들이

돋아나는 봄날


나지막한 작은 산들에

아직은 숲이 울창하지 않아

더 잘 드러나 보이는

산길을 바라보노라면

참 아름답다는 말이

입 밖으로 자꾸만 나온다


누가 저 숲 사이로

처음 길을 내었을까

그 때 마음은 어떠했을까


그간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애환을 갖고

오고 갔을 저 숲길


봄날의 숲길은

어느 그림 잘 그리는 화가가

그려 놓은 것처럼

참 아름답다

 

봄날 들판에서 / 용혜원

 

봄 햇살과

봄비가 데리고 온

연초록빛이 산과 들에

가득한 4


춤을 추며 나온 듯한

초록 잎사귀들이 피어나서

마치 동화나라에서

꿈꾸고 있는 듯하다


봄날 들판에 서 있으면

온몸에 보드라운 촉감이 느껴져

사랑하고 싶어진다

 

봄비 / 용혜원

 

봄비가 내리면

온통 그 비를 맞으며

하루 종일 걷고 싶다


겨우내 움츠렸던 세상을

활짝 기지개 펴게 하는

봄비


봄비가 내리면

세상 풍경이 달라지고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내 마음에도

흠뻑 봄비를 맞고 싶다


내 마음속 간절한 소망을

꽃으로 피워내고 싶다

 

 

봄 강에 가보셨습니까 / 용혜원

 

봄 강에 가보셨습니까


지난겨울 못다 한 이야기들을 수군대며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싱그러운 봄내음에

사랑을 고백하지 않아도

젖어들 것입니다


봄 햇살을 받아

잔잔히 빛나는 물결에

내 마음도 물결칩니다


봄날에만 느낄수 있는

따뜻함과 그 정겨움 속에

그대와 함께 있음이 행복합니다


봄 강가를 거닐어 보셨습니까


겨우내 움츠렸던 봄 강물이

살짝 발을 내민 듯한

하얀 모래사장을 걷는 기분이

얼마나 상쾌한지 아십니까


강변의 연초록 색감이

눈에 번지고

엷게 푸르른 봄 하늘이

가슴에 가득해집니다


꽃향기 가득 몰고 오는

봄바람을 마음에 담고 있으면

그대를 내 가슴에

꼭 안고만 싶습니다

 

 

봄꽃 향기 / 용혜원

 

봄꽃들이

향수병을 터뜨렸는지

봄꽃 향기가 천지에 진동한다.

 

봄꽃 향기가 가슴에 가득하고

온 몸에 스며들어

봄을 잊을 수가 없다.

 

봄꽃 향기에 잠시 잊고 있던

그리움도 꽃을 피운다.

 

봄에 피는 꽃

한 송이 한 송이마다.

꽃향기가 가득하다

 

봄꽃들이 저리도 아름답게 피어나는데

향기가 날 수밖에 없다.

 

 

봄 햇살 / 용혜원

 

겨울잠 자던 강

얼음장 깨지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얼음속에 남아있던 겨울이 강물이 되어 흐른다.

 

봄 햇살에 눈 녹은 땅에서

초록 새싹이 봄소식을 전하는 소리가 들린다

 

봄날에 돋아나는 새싹과

피어나는 꽃을 보면 볼수록

사랑하는 이 얼굴처럼 참 예쁘다

 

새싹이 돋고 꽃 피는 봄은

기분이 좋고 짜릿한 감동을 준다

 

봄 햇살은 여린 햇살이다.

새싹을 돋게 하고

꽃을 피우는 따뜻하고 정감 있는 햇살이다

 

봄 햇살을 쐬고 있으면

봄의 손길을 전해주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봄 편지 / 용혜원

 

한파에 온 몸이 오그라들도록

숨죽이고 기다리던 봄이 오면

꽃샘추위 괴로운 날이 지나면

들판의 풀들도

 

고개를 들고 꽃을 피운다.

 

살을 파고드는 혹한에

까무러치도록 떨리고 괴로웠던

춥다추운 겨울이 지나면

꽃 피는 계절이 찾아온다.

 

다양한 풀꽃들이

저마다 피어나

아름답게 봄을 장식한다.

 

수선화는 봄 길을 걷다.

우연히 만난 첫사랑이다.

 

봄은 꽃들과 초록이 만드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봄날 떨어지는 꽃잎이

몽땅 사랑의 편지다

 

 

 / 용혜원

 

봄바람 불어왔다 떠나니

나뭇가지마다

봄꽃을 피워놓으면

향기에 취해 꽃멀미가 난다.

 

봄은 나물 캐는

소녀의 손끝에 있다

 

소녀는

봄을 캐고 있다.

 

 

봄꽃 필 때 찾아오시게나 / 용혜원

 

산천에 봄꽃 필 때

꽃길 따라 찾아온다면

얼마나 반가울까

 

겨우내 모진 바람에도

끈질기게 견딘 땅이

온 힘을 다해 피운 꽃들이

얼마나 예쁘고 아름다운가

 

봄꽃 필 때 날 찾아온다면

나도 한걸음으로 달려나가

반갑게 맞아주겠네

 

우리 서로 웃는 얼굴로

만날 수 있음이

참 반가운 일이 아닌가

 

산에 봄바람이 불어오는데

날 찾아온다는 소식에

벌써 가슴이 설레는데

어찌 보고 싶지않겠는가.

 

봄꽃 필 때 찾아오시게나

꽃길 따라 찾아온다면

어찌 반갑지않겠는가

 

 

봄 편지 / 용혜원

 

한파에 온 몸이 오그라들도록

숨죽이고 기다리던 봄이 오면

꽃샘추위 괴로운 날이 지나면

들판의 풀들도 고개를 들고 꽃을 피운다

 

살을 파고드는 혹한에

까무러치도록 떨리고 괴로웠던

춥디추운 겨울이 지나면

꽃 피는 계절이 찾아온다

 

다양한 풀꽃들이

저마다 피어나

아름답게 봄을 장식한다

 

수선화는 봄길을 걷다

우연히 만난 첫사랑이다

 

봄은 꽃들과 초록이 만드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봄날

떨어지는 꽃잎이 몽땅 사랑의 편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