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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강에 관한 시모음 <2> [겨울 시] [겨울강 시]
    시모음/계절 2023. 1. 18. 21:06

     

     

    겨울강에  관한 시모음 <2> [겨울 시] [겨울강 시]

     

    겨울강 / 김남조

     

    겨울 강은 결빙으로

    가슴 닫은 오래,

    강면엔 얼음이불이

    이음새 없이 자락으로 덮이고

    누군가

    빙설의 중량을

    어깨에 둘러멘

    숨어 계시어

    강산 아픈 곳에

    진맥의 손을 얹으심을

     

    정녕

    누구신가 누구신가

    깊이 심장을 감추셔도

    그분 인기척 알듯싶어

    밤에도 잠자지 않으시는

    초능력의 깊은 사랑

    듯만 싶어

    하여

    앞에 굴복하여

    평생의 어른으로 섬기고 싶은

    신비한 그분의

    표현 못할 인기척을

     

    나는 역력히

    듯만 싶어

     

     

    겨울강 / 한이나

     

    강의 쪼개짐이 정선 같다

    ,,, 울음이

    얼음 한복판에 길을 낸다

    느린 세마치 장단을 늘였다 줄였다,

    정선 아라리 길게 풀려 나간다

    얼음장 밑으로 밑으로 물소리

    삶의 막장 긴장하여 터지는 소리

    겨울강이 울며 정선 간다

     

     

    겨울강 / 구재기

     

    강물은 겉으로

    자리에 머물 뿐이다

     

    강물은, , 속으로

    흐름을 지킬 뿐이다

     

    살아 있는 슬픔아

    결코 아픔을 보이지 말라

     

    강물은 자리에서 흘러

    가슴에 고이게 뿐이어니

     

     

    겨울강 / 강만

     

    따뜻한 등불 하나 없다

    겨울의 복판에 누워버린

    가슴의 공간에서

    한떼의 청둥오리들이 몰려가

    강을 쫀다

    으스러지는 적막 위에

    강이 쏟아내는

    허무의

    세상이 하얗게 젖는다

    캄캄한 우주의 끝에서

    년이 걸려도 닿지 못할 끝으로

    꽃잎처럼

    나는 걷는다.

     

     

    겨울강가에서 5 / 전병조

     

    물안개처럼

    오늘도 날은 저물었다

    어린날 그리도 힘들게 쓰여지던 일기장처럼

    오늘도 또박또박 연필로 쓰여진 하루

     

    기약 없는 일상 속에서

    날마다 부딧히는

    끊고 자르고 맺고 다시 또 풀어야만 하는

    이 색 바랜 일기장의 하루

     

    잔잔한 강물 위에

    노을이 지면

    메마른 가지 위에

    바람이 불면

     

    하나로 둘로

    혹은 셋으로

    불빛을 찾아 모여드는

    영혼이 가난한 사람들

     

    겨울강가에 천막을 두르고

    술잔을 기울인다

    어른이 되어서도

    결코 어린 시절에 대하여 작별을 고하지 않는

    초라한 도시의 꿈 많은 사람들

     

     

    겨울강가에서 6 / 전병조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초저녁 어설픈 햇살을 받아

    더욱 차갑게 들판을 물들이고

    그동안 앓았던 응달 쪽

    두터운 불신의 부스럼 딱정이들도

    녹는 듯 다시금 날카로운 바람되어 되살아나는데

     

    장독에 어른대는 저녁의 노을처럼

    새악시 옷깃에 묻어나는

    아찔한 분홍처럼

    항시 현실의 문턱에 넘어지는

    삶에의 일상적 몽매에 발목을 잡혀버려

    넘어지며 일어서고

    일어서며 또다시 쓰러지는 갈대의 하루

     

    오늘도 바람에 밀리는 물살에 흔들리며

    먼 빛 물결로 다가오는 섬들의 모습을 그리다가

    쓸쓸한 거품의 꿈만을 간직한 채

    조용히 잠이 드는 갈대의 하루

     

    어스럼 어둠이 찾아드는 겨울강가에

    물소리 바람소리

    집을 찾는 철새의 날개짓 소리

    파도처럼 바스라지는 갈대숲 속

    부스스 댓닢 부딧히는 소리 들려온다

     

     

    겨울강가에서 7 / 전병조

     

    석양에 노을이 질 때

    나무는 무얼 생각할까

    감원열풍에 밀려나

    마침내 한 폭의 풍경화로 굳어버린

    저기 일상의 강물들을 바라보며

    말없이 고개 숙인 한 그루 겨울나무는

    지금 무얼 생각할까

     

    알 수 없는 계절의 느낌 속으로

    눈물이 흐르고 인생도 흐르고

    초라한 이성의 잔해 속에서

    조용히 고개를 드는 하늘

    숨이 막힐 듯

    대기마저 쨍하고 얼어버린 이 겨울의 한 가운데 서서

    나무는 지금 무얼 생각할까

     

    계절의 느낌을

    사람보다 먼저 알고

    사람보다도 먼저 옷을 벗는

    겨울나무를 바라다보면서

    우리는 모두

    철없는 늦깍이 로맨티스트들이다

     

    석양에 노을이 비낄 때

    나무는 무슨 생각을 할까

    일탈한 일상의 부조리로부터 살아남기 위하여

    어둠 속 빛나는 거품경제의 얼음을 깨트리고

    물고기와 한판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는

    앙상한 사람의 겨울나무들

     

     

    겨울강 / 한상숙

     

    어머니의 치마자락 붙들고

    철부지는 굶주렸던 욕심을 채우려

    떼를 쓰고 있었다

     

    마음처럼 해 줄수 없었던

    부모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얼음처럼 단단한 응어리 안고 자랐다

     

    깊이 숨어있던 그리움 피어오르고

    옷속으로 찬바람 스며들어

    소름이 돋는 겨울

     

    단단하게 감추어진 사랑속으로

    어머니의 강이 흐르고

    아버지의 강이 흐르는것을  알았다

     

    얼음장 밑으로 강이 흐르는것을

    확인으로 알수 있었던 시간이었지만

    어른이 된 후로 느낌으로 알수가 있었다.

     

     

    겨울강 / 최원정

     

    쪽빛 하늘이 얼비치는

    저 차운 곳에

    헤일 수 없는 마음 토해 놓으면

     

    몽그락몽그락

    피어오르는 물안개 사이로

    알싸한 그리움만 더해가는

    가슴 시린 강

     

    <20>

    겨울강2 / 김민홍

     

    이젠 떠나야 하리.

    바람 불 때마다

    뼈만 남아 잠시

    흔들리는 겨울강.

    묵묵히,

    묵묵함도 버리고

    어둡게 파묻던

    네 얼굴도 버리고

    내가 껴안은

    시간의 고리들도 풀고

    드디어 돌아갈 길마저 지우고

    고립 되어야 하리.

     

     

    겨울강 / 이종화

     

     밤도 하얗게

    돌아누운 달빛,

     

    얼어붙은 발등에

    떠나지 못한 갈대들의

    마른 한숨소리,

     

    지나가던 바람은

    제가 뭔데,

    모든 것을 차갑게

    질책하는지...

     

    지나가는 기러기떼

    흉을 보나,

    빙판위에 미끄러지네,

    하얀 울음소리만

     

     

    겨울강 / 고영민

     

    강은 얼음을 지치던

    아이 하나를 통째로 삼킨다

     

     다문 

    얼음은 장벽처럼 두껍다

    되새김으로 깊어지는 

     

    강은 아직도 아이를 먹고 있나

    다물고 있지만 속으로

    달게 우물거린다

     

    얼음 

    아이 얼굴의 잉어

    아이 얼굴의 가물치

    아이 얼굴의 모래무지

    아이 얼굴의 세모래

    강물, 강물

     

     

    겨울  / 장유정

     

    여명을 뚫고 피어나는 불꽃

    태양이여 솟아라 붉게 물들이고

     

    번쩍이는 물빛을 보라

    마음  가득 가슴 열린다

     

    뜨거운 심장이 열리고

    바라보는 찬란한  빛이여

     

     위에  때면

    용솟음쳐 오른다

     

      뻗은 나목의 가지마다

    겨울을 맞는다

     

    아침의 나래 빛이여

    찬란하여라

     

    동녘이여 넓은 대지여

    어머니 품속이여

    만물을 포용하네

     

     

    겨울, 북한강에서 일박 /  

     

    흐르는 강물에도 세월의 흔적이 있다는 것을

    겨울북한강에 와서 나는 깨닫는다

    강기슭에서 등을 말리는 오래된 폐선과

    담장이 허물어져 내린 민박집들 사이로

    하모니카 같은 기차가 젊은 날의 유적들처럼

    비음 섞인 기적을 울리며 지나는 새벽

    나는  떼의 눈발을 이끌고 강가로 나가

    깊은 강심으로 소주  잔을 떨구었다

    조금씩 흔들리는 섬세한 강의 뿌리

     세상 뿌리 없는 것들은 잠시 머물렀다

    어디론가  없이 흘러가기만 한다는 것을

    나는 강물 위를 떠가는 폐비닐  장으로 보았다

    따뜻하게 안겨오는 강의 온기 속으로

    수척한 물결은 저를 깨우며  흐르고

    손바닥을 적시고 가는 투명한 강의 수화,

    너도...... 살고 싶은 게로구나

    깃털에 쌓인 눈발을 털어내며 물결 위로 초승달

    보다  얇게 물수제비 뜨며 달려나가는 철새들

    어둠 속에서 알처럼 둥근 해를 부화시키고 있었다

     

     

    겨울  /  

     

    그리움 흘러 흘러

    강이 된다면

       저어 다가가련만

     

    흘러도 흘러도

     닿을  없는 그리움이기에

     

    얼어붙은  몸에, 쩡쩡

    칼금 그으며 저리도 운다

     

    울음을 목구멍으로 자꾸만 삼키다

     가슴에  강이 생겼다

     

     

    겨울강 / 조경희

     

     건너 멀리 할아버지 묏등

    어둠에 밀려 갈앉는다

    섬과 섬사이를 흐르는 

    부푸는 강심을 바라만 보다가

    아버지 마른 갈대처럼

    뿌리째 흔들리는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아는  모르는 

     없이 흐르기만 하는 강은

    문득  흐름을 늦춰 겨울바람을 부른다

    결결이 부드런 강물의 살결에 별빛처럼 스미는 바람

    바람의 촉수는 천천히 물의 표피를 경직시킨다

    층층이  에이는 아픔을 속으로 굳히면서

    스스로  몸을 여는 

    바람을 끌어안는다

      깊이 바람을 받아들일수록

    아픔은 맑고 투명해져

    수정처럼 빛난다

    고통의   이쪽으로부터 저쪽 끝으로

    은빛카펫을 깔며 날아가는 새들의 날개 

    정오의 태양이 환한 조명을 뿌리면

     아버지 아쿠아 엉덩방아 찧는 어린 딸을 일으켜 세우고

    꽝꽝  얼음을 지치며 지치며

    기인 겨울강을 건넌다

     

     

    겨울강가에서 8 / 전병조

     

    눈물이 맺힌다 목이 메어

    사슴이 뛰어 놀던 자리

    그들에게 목마른 추억들은 없다

    슬픔의 시곗줄에 앙금진 시간들

    피곤한 날갯짓 고이 접어

    먼 들녘의 황금빛 이슬로 아롱질 때

    태양은 오늘 하루 얼마나 눈부시게 빛났는가

     

    그대

    슬픔의 이슬을 받아먹고

    아픔의 비늘들로 온몸을 부풀리며

    불어라,

    고통의 즐거움을 바람과 함께하는

    저 적막의 강가에서

    그러나 오래 흐르는 강물을 따라

    자꾸만 굵어지며 넘쳐나는 이 방랑의 자연스러움

    고양이가 자신의 꼬리를 잡으려고 빙글빙글 맴을 돌듯

    하나의 원 안에서 자꾸만 미끌어지는 오늘의 일기예보

     

    미로같이 얽혀진 시간의 길목에서

    강물은

    죽은 생선의 눈을 한채 미래에의 길을 묻고 있다

     

    오늘도 별들은 여전히 어둠에 빛날거고

    사람들은 별을 보며 저마다의 행복을 꿈꾸겠지

    하지만 갈 곳도 없고 매일 곳도 없는 나는

    오늘도 어디서 긴 날밤을 지새야 하나

    햇살이 없어도 저절로 빛을 내는 어둠 속 이슬처럼

    어떤 아름다운 상처 하나 남몰래 간직 한채

    조용히 꿈을 꾸는 저 여명의 겨울강가에서

     

     

    겨울강가에서 9 / 전병조

     

    들리느냐 지금

    내가 저만큼의 거리를 두고

    돌을 던지면

    풍덩, 나의 영혼이 너에게로 잠수해 들어가는 소리가

    들리느냐 지금

    네 꽁꽁 언 추억의 일기장 속으로

    하나씩 파문을 이루며 파고드는

    내 사랑의 돌팔매 소리가

    들리느냐 지금

     

    조금씩 조금씩 똬리를 틀어가며

    너에게로 가까이 좀더 가까이

    낮은 포복으로만 낮은 포복으로만 다가가는

    내 사랑의 숨죽인 탱크소리가

    네 심장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쿵쾅거리며 날뛰고 있는 소리를 듣고 있느냐 지금

    나는 지금

    네 강심의 가장 깊은 곳까지 와 있다

     

    타다 남은 장작은 숯불로 사그라든다

    사그라들면서 더욱 뜨거운 열기로 나는 너에게 남는다

    작은 숨소리마저 꽁꽁 얼어버린 이

    차가운 겨울의 한복판에서

    나는 무엇인가

    나는 너에게 도대체 어떠한 의미로

    사랑을 불태우는가

    네 영혼의 귀퉁이에

    한줌 잿더미로 사라져야 할

    내 무량한 기다림의 의미는 무엇을 뜻하는가

     

    봄이 오면

    하나로 흐를 것들

    하나로 흘러서

    결국은 연초록 강물이 되어 흩어질 것들

    무엇을 못잊어 나는 지금 이 겨울강가에 서 있는가

    무엇이 그리워 나는 밤마다 너에게 모닥불을 지피는가

    네 심장의 깊은 곳,

    철새도 가고 없는 이 적막한

    겨울강가에서

     

     

    겨울강의 나 / 김찬일

     

    겨울로 가는 그 강가 걸어갔을 때

    물새 울음에 섞인 내 생애 지난날

    겨울강으로 흘러가는 것이

    눈에 보였네

    목말랐던 사랑도 갈꽃처럼 하얗게

    흔들리던 꿈도

    강 안개였음을 그 날 알았네

    십리 갈밭에 서서 보면

    멀리 저 멀리 걸어 온 길들이

    노을에 물들어 지워지고

    한번 흘러가면 돌아오지 않는

    강물 소리에 젖어 겨울강으로

    흘러가는 나를 보았네.

     

     

    겨울강 / 하재봉   

     

    해가 진 뒤 그대는

    바람의 손을 잡고 안개 속으로 말달려가고

    나무 그늘 아래 빈 몸으로 앉아 있는 내 귓가에선

    무수히 작은 눈물로 부서지는 강물소리

    겨울 강물소리

     

    저물녘엔 강안의 갈대숲마저 깊숙이 가라앉히는

    바라보면 즈믄 달이 알알이 맺혀 있는 것을

    강이 처음 시작한다는 설산의 상류에서

    내 천상의 도끼날로 모질게 마음 가다듬고

    붉은 열매 맺지 않는 나무마다 찍어

    물어 던지우니

     

    허리에 구름 두르고 삼림 속으로

    걸어들어가 석달열흘 가부좌틀고 기다려도

    도무지 잠들지 않던 그대의 산에서

    그대의 강으로 채 피다만 눈꽃 같은

    내 사랑이 흘러간다

     

    맑은 살결 부비며 아프게

    산 밑둥이를 적시기도 하는, 지난 가을

    그대 손끝에서 영글던 즈믄 달도 데불고

    세상의 눈물 위를 지나 보이지 않는 꿈 곁도 지나

    어디서 다다를지 흐르는 어둠 위에

    나는 또 무엇을 버려야 하나

     

    오늘도 그대는 안개 덮인 강 저편에 나가 있고

    나는 발목에 피먹은 이슬 적시며

    갈대숲 걸어걸어 이렇게

    눈 먼 강물 앞에 다시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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