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다는 것은 / 오세영시 2022. 12. 9. 17:20
산다는 것은 / 오세영
산다는 것은
눈동자에 영롱한 진주 한 알을
키우는 일이다.
땀과 눈물로 일군 하늘 밭에서
별 하나를 따는 일이다.
산다는 것은
가슴에 새 한 마리를 안아
기르는 일이다.
어느 가장 어두운 날 새벽
미명(未明)의 하늘을 열고 그 새
멀리 보내는 일이다.
산다는 것은
손 안에 꽃 한 송이를 남몰래
가꾸는 일이다.
그 꽃 시나브로 진 뒤 빈주먹으로
향기만을 가만히 쥐어 보는 일이다.
산다는 것은
그래도 산다는 것이다.'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밭에 가서 다시 일어서기 1 / 김준태 (0) 2022.12.09 어떤 풍경 / 이진흥 (0) 2022.12.09 겨울 묵시록 / 이명희 (0) 2022.12.08 겨울편지 / 박세현 (0) 2022.12.08 12월의 시 / 최홍윤 (1) 2022.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