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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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小雪)에 관한 시모음시모음 2024. 11. 22. 20:28
소설(小雪)에 젖다 / 김영란 사람들이 잠든 새벽 기대처럼 눈발 흩날리어쌓인 낙엽을 골고루 적시고 푹푹 빠지는 내 그림자도 충분히 젖었다몇 몇은 다시 하늘로 돌아갔다나도 혹시 거기 서 계실까 아무도 없는 뒤를 쭈빗거리며 돌아보았다단 한 순간 잊은 적 없다는 거짓말처럼 먼저 죽은 당신의 온기처럼 까맣게 휑했다아직 살아 있는 내 관절보다 더 지친 마음 속으로 소설(小雪)이 내리어 기도처럼 조용히 내리어 등이 시리어빛보다 먼저 마음을 켜들고 길을 나섰다먼저 떠난 당신에게도 가야 할 먼 길이 있는지심호흡 다지고 눈 감아야만 겨우 넘어가는 장면가끔 겪기도 하시는지아니면 이 세상에는 없는 것 같은 신의 통제 아래 낡고 오래된 그 방식대로 지루하게 따뜻하시려나내 발자국에 으깨진 낙엽 웅크린 제 뿌리 덮은 길걸었다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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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시모음<2> [정월대보름 시] [대보름 시]시모음/계절 2023. 2. 4. 04:49
정월대보름 시모음 [정월대보름 시] [대보름 시] 쥐불놀이 / 기형도 -겨울판화5 어른이 돌려도 됩니까? 돌려도 됩니까 어른이? 사랑을 목발질하며 나는 살아왔구나 대보름의 달이여 올해에는 정말 멋진 연애를 해야겠습니다. 모두가 불 속에 숨어 있는걸요? 돌리세요, 나뭇가지 사이에 숨은 꿩을 위해 돌리세요, 술래 는 잠을 자고 있어요 헛간 마른 짚 속에서 대보름의 달이여 온 동네를 뒤지고도 또 어디까지? 아저씨는 불이 무섭지 않으셔요? 대보름 / 김재덕 관솔을 넣은 깡통 횃불을 돌리다가 때때옷 불똥 튀고 대갈빡 커진 혹에 아이고 어찌할까나 보름달이 웃는다 나물을 걷어다가 가마솥 비벼 먹고 살얼음 식혜 맛에 조상님 부러울까 부엉이 으슥한 울음 하얀 눈썹 설렌다 정월 대 보름날 / 허정인 오직 하나 둥근 달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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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시모음 <1> [정월대보름 시] [대보름 시]시모음/계절 2023. 2. 4. 04:38
정월대보름 시모음 [정월대보름 시] [대보름 시] 정월대보름 기도 / 임영석 찬바람 봄바람 불고 짧은 해님 긴 겨울날 문을 닫는 입춘이라 설날 지나고 십오일 대보름 날 달님 향해 간절한 기도의 마음 전통의 정월대보름 오곡밥에 산나물에 새해도 건강 챙기는 봄날 땅 밑 생동감 새싹의 꿈 봄꽃 향기 피어나는 꽃봉오리 정월대보름 둥근달 기원의 맘 새해 희망 소원의 기도입니다! 정월대보름달 / 김정섭 함지박만한 보름달에 내 얼굴 시리게 드리우네. 어디선가 보름달에 드리워진 핼쑥해진 내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은 웃을까 울까 행여 드리워진 내 얼굴을 보지 못할까봐 자정이 훨씬 저물도록 얼음처럼 찬 보름달에 나는 얼굴을 담금질 하고 있었네. 보름, 그 뜨거운 달 / 박규리 내 안에 누군가 있다 분명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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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 관한 시모음<2> [2월 시] [이월 시]시모음/계절 2023. 1. 31. 10:36
2월에 관한 시모음 [2월 시] [이월 시] 2월 / 성백군 새해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그러나 아직은 서투른 미동들뿐입니다 좀 모자라는 일 년 중 가장 날수가 적은 허약한 달, 그래서 하찮은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러기에 설이 있고, 정월 대보름이 있고 사람들이 힘을 보태는 내공이 쌓인 달이지요 대지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느라 기지개를 켜는 걸까요 뜰앞 나목이 빈 가지에 싹을 틔우느라 붓질을 하는 걸까요 바람[望]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자꾸 귀를 후비게 되고 살갗이 터지는 것처럼 가려워 몸 구석구석을 긁습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변화가 시작되나 봅니다 봄이 어떻게 올지, 무엇을 해야 할지, 2월은 소망을 품고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놀라게 하려고 몰래 생명을 잉태하는 영양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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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 관한 시모음<1> [2월 시] [이월 시]... 2월 / 오세영시모음/계절 2023. 1. 31. 10:16
2월에 관한 시모음 [2월 시] [이월 시]... 2월 / 오세영 2월 / 목필균 저만치 산모퉁이 돌아가는 겨울바람 산비탈 쌓인 눈 스르르 녹아내리고 꽃눈 비비며 산수유 기지개 편다 2월의 기다림 / 이채 내 당신 기다림에 얼음이 되었어도 내 가슴 벌써 분홍꽃이 피었어요 아침 햇살에 작은 가슴 열었더니 소복이 꽃망울이 맺혔는데 당신을 기다리는 내 뜰은 벌써부터 향기로운 봄꽃이에요 봄보다 마음 먼저 실려 오는 2월의 기다림 눈꽃이 흩날리던 긴 겨울도 내 창을 햇살에게 내어주고 하얀 손을 흔들고 떠나가요 잘 가요. 하얀 아가씨 지난밤 아무도 없는 그 뜰에도 여전히 달빛 고운 그리움 내리고 하얗게 쏟아지는 별들의 미소에 간절한 마음 작은 소망 실었더니 이제 정말 봄이 오려나봐요 어서 와요. 예쁜 아가씨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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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에 관한 시모음<4> [설날 시] [구정]시모음/계절 2023. 1. 20. 11:34
설날에 관한 시모음 [설날 시] [구정] 설(까치 까치 설날은) / 윤극영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들이고 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우리 언니 저고리 노랑저고리 우리 동생 저고리 색동저고리 아버지와 어머니 호사하시고 우리들의 절받기 좋아 하셔요 우리집 뒤뜰에는 널을 놓고서 상 들이고 잣까고 호두 까면서 언니하고 정답게 널을 뛰고 나는 나는 좋아요 참말 좋아요 무서웠던 아버지 순해지시고 우리 우리 내동생 울지 않아요 이집 저집 윷놀이 널뛰는 소리 나는 나는 설날이 정말 좋아요 설날 아침에 / 홍해리 섣달 그믐날 밤에 잠을 잤더니 눈썹이 하이얗게 세어 버렸네 창 밖엔 흰눈이 세상을 덮고 새소리 바람소리도 얼어붙었네. 설날 / 양광모 고요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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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大寒에 관한 시모음<2> [24계절 시] [대한 시]시모음/계절 2023. 1. 19. 22:54
대한大寒에 관한 시모음 [24계절 시] [대한 시] 대한大寒 눈꽃이 내린다 / 신희상 하얀 눈꽃이 내린다. 간밤 어두움을 내리는 눈에 덮어버렸다. 하얗게 하얗게 모든 것을 덮어버린다. 한 겹, 두 겹 쌓여가는 눈은 어느덧 내 마음마저 쌓여간다. 맑은 동심으로 눈을 모아 뿌려본다. 근심, 시름 잊어버리고 나뭇가지는 옷을 입고 지붕도 거리도 그리고 자동차는 흰 모자를 썼구나. 하얀 눈이 하얗다 못해 하얀 등을 밝히며 눈을 뜰 수가 없구나. 나의 발자국을 남겨보지만 어느덧, 그 기억을 묻어버린다. 대한에 내리는 눈 하염없이 맞아본다. 풍년을 기약하며 자연의 풍요로움을 감사하며 아름다운 시간을 즐기고 있다. 하얀 눈꽃 오늘은 그대를 사랑하고 싶다. 와우 벌써 (대한) / 오애숙 1월 새해가 되면 우선 봄을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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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大寒)에 관한 시모음<1> [계절 시] [대한 시]시모음/계절 2023. 1. 19. 22:48
대한(大寒)아침 비오는 소리 / 허세광 아름다운 24절기 대한(大寒) 가장 춥다고 하는 절기(節氣)지 보슬보슬 겨울비 내려 내 마음을 스르르 녹이는듯 이제 겨울을 매듭지으려하네. 유별나게 맹추위가 엄습한 해 지구를 한(寒:한파)과 서(暑:무더위)로 만물을 힘들게 한 겨울 24절기 마지막 날 끝자락 함초롬히 봄을 재촉하는 비 산새들이 날개 펼치며 얼었던 입을 떼고 반가워 하는 지저귐 겨우내 추위에 떨던 나뭇가지 새소리에 기지개를 켠다. 이제 봄이 오면 호미 메고 터밭에 냉이 달래 부추 돌나물 머위 캐고 상추 봄배추 씨앗뿌려야지 벌써 마음이 봄 문턱에 와 있네. 깊은 겨울 / 박인걸 대한 추위가 사납던 날 힘 있는 새들은 어디론가 숨고 병든 비둘기만 거리를 헤매다 어느 골목길에서 동사를 했단다. 들꽃이 곱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