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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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에 관한 시모음<1> [동백꽃 시]시모음/꽃과 나무 2023. 1. 12. 07:43
동백꽃에 관한 시모음 [동백꽃 시] 동백 피는 날 / 도종환 허공에 진눈깨비 치는 날에도 동백꽃 붉게 피어 아름답구나 눈비 오는 저 하늘에 길이 없어도 길을 내어 돌아오는 새들 있으리니 살아 생전 뜻한 일 못다 이루고 그대 앞길 눈보라 가득하여도 동백 한 송이는 가슴에 품어 가시라 다시 올 꽃 한 송이 품어 가시라 혼자 피는 동백꽃 / 이생진 꽃시장에서 꽃을 보는 일은 야전병원에서 전사자를 보는 일이야 꽃이 동백꽃이 왜 저런 절벽에서 피는지 알아? 그것도 모르면서 꽃을 좋아했다면 그건 꽃을 무시한 짓이지 좋아한 것이 아냐 꽃은 외로워야 피지 외롭다는 말을 꽃으로 한 거야 몸에 꽃이 필 정도의 외로움 이슬은 하늘의 꽃이고 외로움이지 눈물은 사람의 꽃이며 외로움이고 울어보지 않고는 꽃을 피울 수 없어 꽃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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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한(小寒)에 관한 시모음<2> [24절기 시] [소한 시]시모음 2023. 1. 6. 09:32
소한(小寒)에 관한 시모음 [24절기 시] [소한 시] 소한 / 장정혜 소한 추위가 창문 아래서 떨고있다 양력 일월 오일이네 어느해 그다지 춥지않던 오늘 결혼식을 했었지 그 날부터 가볍지 않은 삶이 시작되었어 아주 먼 길이었어 까마득하게 생을 마감한 꽃들이 떨어지고 낭만의 가을 단풍이 낙엽되어 딩굴어 절망으로 닥아오면서 내가 내가 아니었음이 서러웠어 먼 길 걸어오면서 이제 어둠이 내리기 전에 남은 숙제가 있다면 그동안 살아오면서 행한 잘못도 고백하고 흰동자로 바라보게 되던 사람들께 후회하는 삶 접으라고 말 해 주고싶다 그땐 소한이나 일월 오일이나 밤하늘엔 별이 총총 했는데 아! 보고싶다 그때 그 밤하늘 소한(小寒) 밤 / 박성우 장작불을 쬔다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던 외할매와 외할매 흰 머리카락을 뽑아 화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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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한(小寒)에 관한 시모음<1> [24절기 시] [소한 시]시모음 2023. 1. 6. 09:23
소한(小寒)에 관한 시모음 [24절기 시] [소한 시] 소한 / 정양 소한 추위는 꾸어다라도 한단다 춥고 눈이 많아야 이듬해 오곡이 제대로 여무느니 어디 꾸어올 게 없어서 추위 따위를 꾸어오냐고 오며 가며 툴툴거리지들 마시라 꾸어다라도 꾸어다라도 겪을 건 겪어야 한단다 소한(小寒) / 홍사성 얼음이 얼었다 얼굴이 얼은 듯 얼얼하다 누가 이 추위를 막아낼 수 있겠는가 청솔무도 눈감고 기다릴 뿐 속수무책 혹한 앞에서는 멋진 말 그거 진짜 가짜다 마음經 1 / 홍신선 올 겨울 제일 춥다는 소한小寒날 남수원 인적 끊긴 밭구렁쯤 마음을 끌고 내려가 항복받든가 아니면 내가 드디어 만신창이로 뻗든가 몸 밖으로 어느 틈에 번개처럼 줄행랑치는 저 그림자 소한(小寒) 아침 / 권경업 -치밭목에서 어이추워 어이추워 등 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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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관한 시모음<5> [신년 시]...새해 아침에 / 김남조 외시모음 2023. 1. 3. 23:33
새해에 관한 시모음 [신년 시]...새해 아침에 / 김남조 외 새해 아침에 / 김남조 이 깨끗한 아침 두렵고 허전한 마음이 눈을 맞는 나무처럼 생각에 잠긴다 바람에 불려 먼 곳으로 가버린 꽃의 씨앗들 꼭 그처럼 내가 흩어버린 것들이여 뉘우침도 불도 말 없는 말도 안녕 더럽혀지지 않은 돌기둥 하나 크고 거룩하게 남으니 이는 내 믿음이요 다시 소망이니라 날이 날마다 내가 잠들 때 가장 마지막까지 내가 깨어날 때 맨 먼저 함께 있어 주는 눈매 쓸쓸하나 아름다운 음악 이는 내 영광이요 다시 곧 사랑이니라 이 간절한 새해 첫새벽 기도를 올리는 나무처럼 내가 있다 소중한 사람이여 그대 큰 기쁨 누리시면 나도 기쁘리라 어여쁜 아기 너에게 큰 기쁨 있으면 나도 기쁘리라 새로운 달력을 걸며 / 박종영 십이월이 딱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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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관한 시모음<2> [1월 시] [일월 시]시모음 2023. 1. 2. 10:15
1월에 관한 시모음 [1월 시] [일월 시] 일월 / 유치환 나의 가는 곳 어디나 백일이 없슬소냐 머언 미개ㅅ적 유풍을 그대로 성신과 더불어 잠자고 비와 바람을 더불어 근심하고 나의 생명과 생명에 속한 것을 열애하되 삼가 애련에 빠지지 않음은 -그는 치욕임일레라 나의 원수와 원수에게 아첨하는 자에겐 가장 옳은 증오를 예비하였나니 마지막 우러른 태양이 두 동공에 해바라기처럼 박힌 채로 내 어느 불의에 즘생처럼 무찔리기로 오오, 나의 세상의 거룩한 일월에 또한 무슨 회한인들 남길소냐 1월 / 장태숙 새벽을 더듬으며 비가 온다 축축한 한기 겨울 그림자 따라 스미고 성탄절의 설렘과 제야의 가파름이 썰물처럼 사라진 개펄 같은 시간 침울한 손가락들 세상의 구멍마다 동그라미를 그린다 딱딱한 가슴팍 깊숙이 후벼 파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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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관한 시모음<1> [일월 시] [일월 시] [정월 시]시모음 2022. 12. 31. 22:46
1월에 관한 시모음 [일월 시] [일월 시] [정월 시] 1월 / 오세영 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 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神)의 캔버스, 산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 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일 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神)의 발성법(發聲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내 영혼의 현(絃) 끝에서 바람은 설레고, 1월이 말씀이라면 어머니의 부드러운 육성일 게다. 유년의 꿈길에서 문득 들려오는 그녀의 질책, 아가, 일어나거라, 벌써 해가 떴단다. 아, 1월은 침묵으로 맞이하는 눈부신 함성 중년의 가슴에1월이 오면 / 이채 시작이라는 말은 내일의 희망을 주고 처음이라는 말은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지요 두려움 없이 용기를 갖고 꿈을 키울 때 그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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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관한 시모음<4> [새해 시] [신년 시]시모음 2022. 12. 31. 22:34
새해에 관한 시모음 [새해 시] [신년 시] 새해 / 김남조 송년의 바람이 냉수에 목욕 얼음에 소독한 후 병원 회전의자에 몸을 맡긴다 진맥하여 처방을 줄 의사는 그러나 출타하여 의사의 의사이신 어른을 뵈옵고 있다 어른께서 의사를 고쳐 주시면 의사가 바람을 치유하고 바람이 나를 의자에 앉히리라 그런 다음 부디 새해가 오기를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 / 이 채 싹이 트는 계절엔 잎이 되고 싶고 꽃이 피는 계절엔 향기가 되고 싶어도 꽃처럼 나비처럼, 그렇게 그림처럼 살 수만 없는 것이 우리네 삶이지요 초원의 순한 양처럼, 목장의 사슴처럼 온순할 수만 없는 것이 우리네 마음이지요 바람 불고 비 내려도 나무의 꿋꿋함으로 견디고 싶고 강물의 부드러움으로 다스리고 싶어도 마른 가슴 빗물은 새어들고 좁은 가슴 넓힐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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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시작하는 새해(신년)에 대한 시모음<3>시모음 2022. 12. 31. 21:49
한해를 시작하는 새해(신년)에 대한 시모음 희망에게 / 이해인 하얀 눈을 천상의 시(詩)처럼 이고 섰는 겨울나무 속에서 빛나는 당신 1월의 찬물로 세수를 하고 새벽마다 당신을 맞습니다 답답하고 목마를 때 깎아먹는 한 조각 무우맛 같은 신선함 당신은 내게 잃었던 꿈을 찾아 줍니다 다정한 눈길을 주지 못한 나의 일상(日常)에 새 옷을 입혀 줍니다 남이 내게 준 고통과 근심 내가 만든 한숨과 눈물 속에도 당신은 조용한 노래로 숨어 있고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라는 우리의 인사말 속에서도 당신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 있음으로 또다시 당신을 맞는 기쁨 종종 나의 불신과 고집으로 당신에게 충실치 못했음을 용서하세요 새해엔 더욱 청청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꽃이름 외우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