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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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보고 싶어요 / 김용택시 2022. 11. 15. 16:25
늘 보고 싶어요 / 김용택 오늘 가을산과 들녘과 물을 보고 왔습니다 산골 깊은 곳 작은 마을 지나고 작은 개울들 건널 때 당신 생각 간절했습니다 산의 품에 들고 싶었어요, 깊숙이 물의 끝을 따라 가고 싶었어요 물소리랑 당신이랑 한없이 늘 보고 싶어요 늘 이야기하고 싶어요 당신에겐 모든 것이 말이 되어요 십일월 초하루 단풍 물든 산자락 끝이나 물굽이마다에서 당신이 보고 싶어서 당신이 보고 싶어서 가슴 저렸어요 오늘 가을산과 들녘과 물을 보고 하루 왼종일 당신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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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노래 / 김용택카테고리 없음 2022. 11. 3. 21:42
11월의 노래 / 김용택 해 넘어가면 당신이 더 그리워집니다 잎을 떨구며 피를 말리며 가을은 자꾸 자고 당신이 그리워 마을 앞에 나와 산그늘 내린 동구길 하염없이 바라보다 산그늘도 가 버린 강물을 건넙니다 내 키를 넘는 마른 풀밭들을 헤치고 강을 건너 강가에 앉아 헌옷에 붙은 풀씨들을 떼어내며 당신 그리워 눈물 납니다 못 견디겠어요 아무도 닿지 못할 세상의 외롬이 마른 풀잎 끝처럼 뼈에 와 닿습니다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에게 가 닿고 싶은 내 마음은 저문 강물처럼 바삐 흐르지만 나는 물 가버린 물소리처럼 허망하게 빈 산에 남아 억새꽃만 허옇게 흔듭니다 해 지고 가을은 가고 당신도 가지만 서리 녹던 내 마음의 당신 자리는 식지 않고 김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