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大雪)_시
-
대설(大雪)에 관한 시모음<1> [대설(大雪) 시] [24 절기 시]시모음 2022. 12. 7. 06:25
대설(大雪)에 관한 시모음 [대설(大雪) 시] [24 절기 시] 대설(大雪) / 안도현 상사화 구근을 몇 얻어다가 담 밑에 묻고 난 다음날, 눈이 내린다 그리하여 내 두근거림은 더 커졌다 꽃대가 뿌리 속에 숨어서 쌔근쌔근 숨쉬는 소리 방안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누웠어도 들린다 너를 생각하면서부터 나는 뜨거워졌다 몸살 앓는 머리맡에 눈은 겹겹으로, 내려, 쌓인다 대설(大雪) / 정양 마을 공터에 버스 한 대 며칠째 눈에 파묻혀 있다 길들이 모두 눈에 묻혀서 아무 데나 걸어가면 그게 길이다 아무 때나 들어서면 거기 국수내기 화투판 끝에 세월을 몽땅 저당잡힌 얼굴들이 멸칫국물에 묵은 세월을 말아 먹고 있을 외딴집 앞 눈에 겨운 솔가지 부러지는 소리 덜프덕 눈더미 내려앉는 소리에 외딴집 되창문이 잠시 열렸다 닫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