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관한 시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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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관한 시모음<8> [12월 시] [십이월 시]시모음 2022. 12. 14. 15:53
12월에 관한 시모음 [12월 시] [십이월 시] 12월 / 박인걸 시간이 휘황(輝煌)했던 잎들을 긁어모아 나무밑동에 골고루 분배하듯 나는 짐을 내려놓은 나귀처럼 홀가분한 마음으로 12월을 맞는다. 지저분한 거리를 헤집으며 보물찾기 하듯 샅샅이 뒤졌지만 손에 쥐어지는 것 하나 없는 실망감에 자주 날밤을 세우며 괴로워했다. 새순처럼 꿈을 밀어 올리며 토란잎처럼 희망의 영역을 넓혔지만 코로나 19재앙에 갇혀 뛰어 넘을 수 없는 한계를 실감했다. 돌림병보다 더 무서운 괴질은 스스로에게 증여하는 절망감이며 포수의 기만전술에 속아 넘어간 어리석은 한 마리 사슴이었다. 가을 이파리들이 일제히 지던 날 미련하나 없이 사라지는 뒷모습에서 가벼워지는 삶의 진리를 구원 얻는 교리(敎理)처럼 터득했다. 일제히 일어선 나목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