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歲暮)에 관한 시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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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歲暮)에 관한 시모음 [세모 시][송년 시]시모음 2022. 12. 26. 11:30
세모(歲暮)에 관한 시모음 [세모 시][송년 시] 세모(歲暮) / 박인걸 세모를 맞아도 거리는 붐비지 않는다. 코로나가 창궐한 도시는 비둘기들도 도망쳤다. 마스크 사이로 내비치는 경계의 눈빛들이 전선 병사의 눈초리보다 더 매섭다. 연일 튀어 나오는 확진 자 숫자와 앰뷸런스의 다급한 사이렌이 고막을 가를 때면 저승사자에게 쫓기는 심정이다. 달력의 마지막 숫자가 지워지던 날에는 한 해를 조용히 갈무리하며 다가오는 시간들을 설계도면에 그려 넣고 두 손을 모으고 예배당에 앉아 세 가지 소원을 적어 간절히 기도했었다. 보신각 종소리가 광화문 벌판에 퍼질 때면 Auld lang syne을 힘주어 부르며 지인과 어깨동무를 한 채 불빛 찬란한 도시를 휘젓던 시절도 있었다. 생애 처음 당하는 팬데믹 공포에 표범에 쫓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