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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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관한 시모음<9> [12월 시] [십이월 시]시모음 2022. 12. 14. 16:01
12월에 관한 시모음 [12월 시] [십이월 시] 12월의 기도 / 박희홍 의지하던 열한 친구가 모두 떠나버려 달랑 혼자 남아 파르르 떨고 있는 너를 보니 가버린 친구들이 자꾸 그립다 따뜻한 솔잎차를 앞에 두고 오순도순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던 지나간 날이 스쳐 간다 구세군의 종소리 자선냄비가 한가득 넘쳐나 텅 빈 가슴 넉넉히 채워 줄 구원의 소리처럼 들리니 정녕 시린 손 덜컥 붙잡아 줄 가슴 따듯한 이웃이 오는 소리다 신이시여! 당신은 언제 오시나요 자애로운 손길 기다리고 그리워함이 설마 죄가 될망정 무릎 꿇고 두 손 모아 얼어붙은 이들의 가슴 녹여 달라 빌어본다 12월의 기도 / 이경화 그리움에 지쳐 허기진 마음에 운명처럼 따스한 바람이 찾아오면 난 살며시 두 손을 모으겠습니다 추수가 끝난 빈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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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관한 시모음<8> [12월 시] [십이월 시]시모음 2022. 12. 14. 15:53
12월에 관한 시모음 [12월 시] [십이월 시] 12월 / 박인걸 시간이 휘황(輝煌)했던 잎들을 긁어모아 나무밑동에 골고루 분배하듯 나는 짐을 내려놓은 나귀처럼 홀가분한 마음으로 12월을 맞는다. 지저분한 거리를 헤집으며 보물찾기 하듯 샅샅이 뒤졌지만 손에 쥐어지는 것 하나 없는 실망감에 자주 날밤을 세우며 괴로워했다. 새순처럼 꿈을 밀어 올리며 토란잎처럼 희망의 영역을 넓혔지만 코로나 19재앙에 갇혀 뛰어 넘을 수 없는 한계를 실감했다. 돌림병보다 더 무서운 괴질은 스스로에게 증여하는 절망감이며 포수의 기만전술에 속아 넘어간 어리석은 한 마리 사슴이었다. 가을 이파리들이 일제히 지던 날 미련하나 없이 사라지는 뒷모습에서 가벼워지는 삶의 진리를 구원 얻는 교리(敎理)처럼 터득했다. 일제히 일어선 나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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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관한 시모음<7> [12월 시] [십이월 시]시모음 2022. 12. 14. 15:44
12월에 관한 시모음 [12월 시] [십이월 시] 12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채 점점 멀어져 가는 시간을 앞에 두고 당신은 무슨 생각에 잠기시나요 황무지에서 꽃을 피우기 위해 멈추지 않고 걸어온 시간을 뒤로하고 당신은 또 무슨 꿈을 꾸시나요 날마다 정성스레 가꾸어 온 삶의 밭에 봄날의 푸른 잎과 향기의 꽃 뜨거운 눈물로 익은 보람의 열매를 기억하며 등잔 같은 당신의 겨울밤을 위해 마음의 두 손을 모으고 아늑한 평온을 기도합니다 당신은 지금도 당신보다 추운 누구에게 선뜻 따뜻한 아랫목을 내어주지 않던가요 당신의 마음으로 세상은 따뜻해요 얼어붙어 깨질까 두려운 12월의 유리창에 당신을 닮은 하얀 눈이 인고의 꽃으로 피어나는 계절 또 한해의 행복을 소망하는 당신의 간절한 기도에 귀 기울이는 동안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