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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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강가에서 1 / 전병조시 2022. 12. 14. 16:36
겨울강가에서 1 / 전병조 겨울강가에 서면 빛이 가난하여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 썰매를 탄다 은어의 날개 위에 반짝이는 불임(不姙)의 삶, 프리즘을 통하여 복제된 시작과 중간과 끝이 보이지 않는 안달난 일상들이 자꾸만 미끄러지며 썰매를 탄다 어젯밤 꿈이 현실적 전망으로 바뀌고저 오늘로 이월시킨 이 손때 묻은 하루 허리가 휘어지고 거품이 굳도록애 휘저어도 내일이 없는 이 천막같은 하루 라면을 끓이다가 문득 불어오는 찬바람에 두 손을 데어버린 먹다남은 일상들이 뱃머리를 중심으로 팽그르르 맴을 돈다 겨울강가에서 2 이별이란 그리 슬프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은 바람 속에 흩어지는 먼지의 일상일 뿐 너 멀리 보내고 항시 가슴 아파했던 것은 그리움이 아니라 한 조각 굳어진 체념의 눈물이었다 날마다 침몰하며 침묵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