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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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겨울 문턱에서 / 황동규시 2022. 11. 15. 14:37
또 다시 겨울 문턱에서 / 황동규 대놓고 색기 부리던 단풍 땅에 내려 흙빛 되었다. 개울에 들어간 녀석들은 찬 물빛 되었다. 더 이상 뜨거운 눈물이 없어도 될 것 같다. 눈 내리기 직전 단색의 하늘, 잎을 벗어버린 나무들, 곡식 거둬들인 빈 들판, 마음보다 몸 쪽이 먼저 속을 비우는구나. 산책길에서는 서리꽃 정교한 수정 조각들이 저녁 잡목 숲을 훤하게 만들고 있겠지. 이제 곧 이름 아는 새들이 눈의 흰 살결 속을 날 것이다. 이 세상에 눈물보다 밝은 것이 더러 남아 있어야 마감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견딜 만한 한 생애가 그려 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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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시모음카테고리 없음 2022. 11. 6. 14:44
초겨울 편지 / 김용택 앞산에 고운 잎 다 졌답니다 빈 산을 그리며 저 강에 흰눈 내리겠지요 눈 내리기 전에 한번 보고 싶습니다 초겨울 아침 / 정유찬 왜 그리도 서러운지 바람에 잎새를 모두 바쳐 앙상한 나무 강물은 냉정하고 무심한 듯 차갑게 지나가고 모이를 찾아 이리저리 후드덕거리는 새들 찬 공기에 코끝이 찡 하면…… 그냥 아름다워 서글펐던 것이리라 그 허전함은 아마 싸늘한 바람 탓이리라 심장이 저려오는 상실의 아픔 절대로 그건 아니라고 초겨울 아침 한적한 강가에서 나는 내게 말하고 또 말한다 초겨울 낙엽 / 유일하 찌근거리던 만추도 살며시 꼬리 감춘 날 모가지 내민 초겨울바람 심장에 엄습하여 사랑싸움하고 있다. 보고픔의 혈관타고 그리움의 뇌혈관으로 깝죽거리다가 멈췄다. 정말 사랑의 바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