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설 / 마종기
무엇이 당신을 잠 못 들게 하는가
깊은 산 속에서 만난 눈사태
앞이 보이지 않게 한점 없이
내리는 꽃잎 눈 내리는 소리는
침묵보다 조용하다
온 몸에 눈 덮고 잠이 드는 나무들
아름다운 것은 조용하다
모든 아름다운 것은 간단하다
아직 잠들지 못한 나무는
추위를 많이 타는가
폭설을 핑계 삼아 기대고 다가서서
아무도 말리지 못하게 서로를 만지는
나무 가지가 부러지고
큰 눈꽃 떨어지기 시작한다
조용한 것이 무서워진다
저녁이 내리는 우리들이 무서워진다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강가에서 1 / 전병조 (0) 2022.12.14 눈처럼 우리 만나리 / 김영근 (0) 2022.12.13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0) 2022.12.09 혼자 울지 마라 / 정용주 (0) 2022.12.09 어두워진다는 것 / 나희덕 (0) 2022.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