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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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관한 시모음<3> [겨울 시] [12월 시]시모음 2022. 12. 14. 16:12
겨울에 관한 시모음 [12월 시] [십이월 시] 겨울강 / 오탁번 겨울강 얼음 풀리며 토해내는 울음 가까이 잊혀진 기억 떠오르듯 갈대잎 바람에 쓸리고 얼음 밑에 허리 숨긴 하얀 나룻배 한 척이 꿈꾸는 겨울 홍천강 노을빛 아래 호젓하네 쥐불연기 마주보며 강촌에서 한참 달려와 겨울과 봄 사이 꿈길마냥 자욱져 있는 얼음짱 깨지는 소리 들으며 강을 건너면 겨울나무 지피는 눈망울이 눈에 밟히네 갈대잎 흔드는 바람 사이로 봄기운 일고 오대산 산그리메 산매미 날개빛으로 흘러와 겨우내 얼음 속에 가는 눈썹 숨기고 잠든 아련한 추억의 버들개아지 따라 실눈을 뜨네 슬픔은 슬픔끼리 풀려 반짝이는 여울 이루고 기쁨은 기쁨끼리 만나 출렁이는 물결이 되어 이제야 닻 올리며 추운 몸뚱아리 꿈틀대는 겨울강 해빙의 울음소리가 강마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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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묵시록 / 이명희시 2022. 12. 8. 20:18
겨울 묵시록 / 이명희 조금 더 넓어지기 위한 비움의 시간 속에서 아득한 공간을 밟고 가는 쓸쓸함 더는 다가설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계절의 끝자락에서 마냥 침몰해가는 나의 저녁 침묵으로 꽁꽁 묶여 눈물로도 건널 수 없어 당신께 엎드려 있는 등 시린 아픔 길 끝에 이르러서야 더 이상의 슬픔은 욕심이라는 말씀 호되게 듣습니다 함께 할 수는 있어도 오롯이 하나가 될 수 없어 마음 가득 사랑을 품고도 홀로 가는 길 사뭇 쌓인 긍정이란 이름으로 몸을 풉니다 어깨위 촉촉이 내리는 안개 같은 평화 속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외로움도 행복이라고 억지를 쓰는 가슴 사랑으로 쓸어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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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에 관한 시모음<1> [겨울 비]시모음 2022. 11. 28. 18:58
겨울비에 관한 시모음 [겨울 비] 겨울비 / 김덕성 겨울비 오면서 첫 걸음이 무척 요란스럽다 벌거벗은 겨울나무 빗속에서도 의젓하게 서서 추억을 되새기며 아쉬움 없이 보란 듯이 서 있고 사랑의 겨울빈가 따스하게 빈 마음에 떠오르는 그리운 그녀 사랑의 노래 들려온다 창가에 앉아 따끈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그 노래에 도취되어 겨울비에 젖는다 겨울비 / 정연복 겨울비 내려 대지를 촉촉이 적신다 겨우내 바싹 말랐던 나뭇가지들도 목을 축인다.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발돋움을 멈추지 않았던 연초록 새순들 빗속에 눈부시게 싱싱하다. 겨울 끝물의 비는 봄비와 거의 다름없다 오랜 슬픔의 끝이 기쁨의 시작이듯 긴긴 그리움의 끝이 사랑의 꽃밭이듯 오늘 겨울비에는 봄기운이 가득하다. 겨울비 / 노연희 낮과 밤 짙은 구름 들어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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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시모음카테고리 없음 2022. 11. 6. 14:44
초겨울 편지 / 김용택 앞산에 고운 잎 다 졌답니다 빈 산을 그리며 저 강에 흰눈 내리겠지요 눈 내리기 전에 한번 보고 싶습니다 초겨울 아침 / 정유찬 왜 그리도 서러운지 바람에 잎새를 모두 바쳐 앙상한 나무 강물은 냉정하고 무심한 듯 차갑게 지나가고 모이를 찾아 이리저리 후드덕거리는 새들 찬 공기에 코끝이 찡 하면…… 그냥 아름다워 서글펐던 것이리라 그 허전함은 아마 싸늘한 바람 탓이리라 심장이 저려오는 상실의 아픔 절대로 그건 아니라고 초겨울 아침 한적한 강가에서 나는 내게 말하고 또 말한다 초겨울 낙엽 / 유일하 찌근거리던 만추도 살며시 꼬리 감춘 날 모가지 내민 초겨울바람 심장에 엄습하여 사랑싸움하고 있다. 보고픔의 혈관타고 그리움의 뇌혈관으로 깝죽거리다가 멈췄다. 정말 사랑의 바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