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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해를 보내는 송년 시모음<4> [송년 시] [년말 시]
    시모음 2022. 12. 26. 21:18

     

     

    한해를 보내는 송년 시모음<4> [송년 시]

     

    고갯마루의 송년 / 이원문

     

    저 멀리 바라보면

    더 먼 날이 다가오고

    다가오는 그날보다

    옛 생각이 앞선다

     

    빈 주머니 채우려

    속아온 세월

    믿었던 내일이

    그리 속였나

     

    큰 욕심도 아니고

    바란 기적도 아니다

    그저 하루 한 달

    시간 셈에 매달린 날

     

    손 넣어본 주머니에

    무엇이 들어있나

    이 자리의 나

    어디에 와 있고

     

    짧은 날 바라보며

    뒤적이는 그 옛날

    손 주름 얼굴 주름

    이제 그만 쉬자 한다

     

     

    망년 / 임영준

     

    몇 잔의 술로 떠나갈 수 있는가

    몇 겹의 파도로 털어버릴 수 있는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손가락이라도 두드리면

    대개가 해갈되지 않았는가

    네온사인을 쫓다 깨어나 보면 절로

    구겨진 욕념에 사그라지지 않았는가

    막다른 길이라 포기해 버리고 싶을 때

    또다시 새로운 날들이 열리지 않았는가

     

     

    연줄의 송년 / 이원문

     

    어느 해 보다 쓸쓸한 송년

    저무는 것이 이 한 해뿐이겠는가

    마지막 날의 마음 시간에 주눅들고

    연줄에 매달린 날 옛날로 데려간다

     

    풀어놓으면 놓을 수록 멀어지는 옛날들

    당겨도 멀어지는 그날의 그 시간들

    멀어지면 이렇게 가물가물 가느란 것인가

    모으는 그 옛날 오늘의 허공에 올린다

     

     

    한 해를 보내며 / 이태강

     

    무얼 저리 접어둘게 많아서

    무얼 저리 되세길게 많아서

    저 많은 사람들 모여

    망년회 하는걸까

     

    궁금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나에겐 망년회...

    지난해 바램

    올해 바램 되었고

    올해의 바램

    또 바래고 바래서

    내년의 바램 될 텐데..

     

    망년회 한들

    접어둘 것도

    되세길 것도 없을텐데...

     

    잔 하나 높이 들고

    내년에도 이렇게

    살기를...

     

    착하게 살기를

    바랄뿐인데...

     

     

    송년의 미련 / 이원문
     
    12월의 마지막 밤
    누가 나의 문을 두드릴까
    바람이 불면 창문이라도 흔들릴 것을
    그것도 아닌 밤 추억만이 가득하다
     
    이리뒤척 저리뒤척
    누구라도 올 것 같은 마음
    언제 내가 누구를 기다렸나
    기다렸다는 듯 기다림이 들어찬 방
     
    보고 싶은 얼굴이
    나의 문을 두드린다
    두드려 나가보면 아무도 없고            
    누워 천정 바라보니 천정에서 어린다
     
    다 잃고 보낸 세월
    어리는 그 얼굴 보고 싶어라
    처음은 그렇게 잊어도 못 잊는 것인지
    보내는 송년의 밤 그날 찾아 돌아간다

     

     

    이 해를 보내며 / 민경대

     

    한 해를 보내고 다시

    새해를 맞이한다

    이제 4시간이면

    다시는 볼수도 만질수도 경험 할 수도 없는

    2015년

    새해 병신년

    2016년

    곧 새해에 맞이하는 일들

    새해에는 좋은 시 한 편 쓰자

    새해에는

    모든 일들이 다 잘도었으면 바란다

    이 해를 보내며

    많은 생각들이 교차한다

    붉은 원숭이의 해

    일출은 강릉이 7시 40분

     

     

    한해의 끝에서 / 안희선

    흐르는 세월에 내몰리듯 그렇게 떠밀려 살다보니,
    횅하니 벽에 남은 달력 한 장이 외롭습니다

    한해의 끝에서 그 달력을 걷어낼 때마다,
    내 안에서 부서지는 나의 소리를 듣습니다
    감당하지 못했던 나날들이 부끄러운 기억으로
    차가운 살 속 깊이 파고듭니다

    창밖을 보니, 마지막 이파리를 벗고
    겨울을 입은 나무들이 외롭지만 의연한 모습으로
    추위를 견디고 있습니다
    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슬픔 같은 것이
    잠시 눈동자에 어리다가 이내 흔들립니다

    왠지 고독하다는 이유로
    스스로 향기가 되고 싶은 매혹적인 우울함이
    텅 빈 가슴에 차오릅니다
    그러나, 이 겨울은 낯설기만 합니다
    지난 가을의 길목에서 돋아난 그리움이
    한껏 부풀어,
    낙엽도 아닌 것이 가슴 위에 아직도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이 겨울은 나를 기다리지도 않고
    그렇게 저 홀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이럴땐, 정말 누군가의 전부가 되고 싶습니다

    처음으로 쓸쓸함을 배웠던 날처럼,
    지워지는 한해의 끝이
    눈앞에서 하염없이 흔들립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헛헛함으로 쓰러질 것 같은 날...

    그리움이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내 안에서 조용히 불러봅니다

    비록, 낯선 바람에
    한없이 흔들리는 빈 몸이더라도
    이제사 겨울로 떠나는 나의 계절이
    차갑지 않기 위해
    작은 불씨 하나 그렇게 가슴에 지피렵니다

     

     

    달력 한 장을 남기며 / 최한식

    아름다운 석양을 보면서 올해도
    거의 다 지나가고 얼마 남지 않았구나
    지는 해 저 석양처럼 우리에 삶도,

    저렇게 고운 삶을 살고 지나왔을까
    청렴한 산속에 안개와 같이
    깨끗한 삶을 살아왔는지,

    이제는 세월이 흐르다 보니
    나에 육신도 저물어 가는
    이 한 해와 같이 저물어 가나 보다 ,

    저 석양은 제 충전하면
    새해가 다시 돌아오건만
    우리에 삶은 그렇지가 않은가 보다 ,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이 해가
    지나가면 하얀 휜 머리가
    하나 더 늘겠지,

    세월은 이렇게 흘러만가
    다시 흙으로 되돌아가나 보다
    아까운 청춘 다시 돌릴 수는 없을까.

     

     

    한 해가 떠나가네 / 문경기

     

    새해가 열리던 첫날

    소망의 함성에 붉은 해 솟아

    풍랑이는 거친바다 잠재우고

    새로운 날들에 햇살 내렸네

     

    봄에는 연초록 새싹 움튀우고

    여름엔 예쁘게 꽃을 피워서

    가을을 풍성하게 수확하여

    하얀 눈내린 겨울 맞이했는데

     

    기쁨과 슬픔, 만남과 이별

    세상의 모든 사연 품에 안고서

    시간의 강물에 세월을 실어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떠나가네

     

    행복했던 시간들을 가슴에 담아

    아련한 추억속에 남기고

    떠나가는 존재의 아픔을 달래며

    찾아오는 새해에게 전하는 덕담은

     

    새봄이 오면 푸른 초원에

    미움과 갈등의 잡초를 뽑아내고

    사랑과 평화를 파종하여

    평안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라고 하네

     

     

    한 해를 마무리하며 / 성경자

     

    똑 딱 똑 딱

    시계추 소리가 등 뒤로 흐르고

    빽빽하게 써 내려간 일기장은

    점점 흐릿한 기억으로 다가오면

    천천히 그림자는 담장을 넘는다.

     

    하얀 꽃잎이 내려앉은 것처럼

    변해가는 머리는 언제부터인가

    살아온 날의 무게를 잘라 버리듯

    그렇게 조금씩 짧아진다.

     

    터벅터벅

    식지 않은 열정으로 힘차게

    내디디며 달려왔던 낡은 신발은

    우리의 삶과 너무나 닮았다.

     

    하루가 다르게 깊어가는 겨울

    매서운 바람에 움츠린 어깨를

    들썩이며 계절을 연주하면

    새해 소망이 담긴 태양이 뜬다.

     

     

    한해를 돌아보며 / 석옥자

     

    12월 화창한 어느 날

    깃털처럼 생긴 하얀 구름이

    드문드문 하늘에 수를 놓아

    해맑은 웃음으로 다가오며 웃습니다.

     

    나뭇가지에 마지막 남은 잎새도

    올 한해 즐겁고 행복했노라고

    마음껏 내게로 선물인 듯 웃습니다.

     

    먼 곳에 사는 사랑하고 고마운

    임들에게 내로 하여 상처나 받지

    않았느냐고, 그리고 즐겁고 행복했냐고

    안부나 묻고 싶습니다.

     

    때로는 무심코 던진 말이

    상처가 되었다면 저 하늘 깃털 같은

    구름처럼 사르르 녹아내리며

    선물처럼 웃어 버리는 것도 보약입니다.

     

     

    화롯불의 송년 / 이원문

     

    바람이라도 잦아들면 춥지 않을 것을

    찢어진 문밖 빠꼼히 누가 이 집을 찾을까

    까치 짖는 아침 나절 불 넉넉히 집혀놓으니

    점심이어도 아랫목 넣어본 손 따뜻하다

     

    문간의 개 짖는 소리 돼지 우리의 때 찾는 소리

    누가 지나가고 우리의 돼지 배고픈가

    추녀 끝 고드름 녹다 굳어 더 자라니

    해 기울어 넘는 해 군불집혀 저녁 해라 한다

     

    그래도 아침 나절 누가 올까 기다렸고

    화롯불 저으며 고구마도 묻었다

    이 생각 저 생각 먼 생각 자식 생각

    늙은 친정 누가 있나 찔레꽃도 찾았다

     

    문풍지 우는 밤 인생무상 허무 하다

    이 짧은 세월이 어찌 그리 길었던가

    지금이라도 누가 오면 막걸리에 밤 참도 있으렴만

    찾는 이 없는 긴긴 이 밤 부엉이만 우는구나

     

     

    아뿔사! 한해가 지는구나 / 정태중

     

    물음이 없는 답이

    어디 있으랴

    알고도 말 하지 않는 것은

    또 무엇이랴

     

    한치 앞을 모르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아서

    물음도 답도 마음에만 있는구려

     

    비우면 채워 지리라

    현자의 말씀 따르려니

    비워보니 허망하고

    빈 깡통 소리 요란하네

     

    빈 사발 뚫어져라 쳐다봐도

    채워지지 않는 것은

    아뿔사! 눈만 머문 줄 알았는데

    손과 발이 사발을 붙잡고 있구려


    12월에 새겨 둠 / 이기철

     

    보낸다고 다들 난리다
    난 이별하지 않을 것이다
    놓는다고 잊혀질 리 없기에...
    하루 하루란 책갈피 속에 간직한
    그리움의 증표임으로
    12월은 잡은 손을 놓을 게 아니라
    그간 뜨겁게 안아주지 못한 미안함을
    반추해야 한다
    매년 12월, 채 마무리 못한 어지러움을
    짐짓 무거운 십자가를 내려 놓는다는
    자학을 멈추어야 한다
    지나온 시간을 멈추려 하지 말고
    지나갈 시간에 더 집중할 일이다

     

     

    시인의 송년 / 이원문
     
    바라보는 저것이 다 무엇인가
    넘겨보는 이 많은 날 누구의 하루이고
    거짓의 계절에 날마다 속은 세월
    외로워 시를 짓고 괴로워 글을 썼다
     
    거짓에 피는 꽃은 그 세월을 덮기 위함이었나
    속이는 세월 또한 하루 한 달을 지워보려 한 것인가
    실가닥에 매달린 감을 수 없는 그 많은 날
    끝 잡으려 따라가니 하룻밤이 모자라고
     
    모자라 눈 감으니 단몽에 스쳐간다
    누가 나의 시 읊어 주고 이 글을 읽어 줄까
    나만이 읽고 읊을 그 세월의 위로가 아닌가
    웃음 속에 섞인 눈물 이 한해에 싣는다

     


    송년 / 정연복

     

    벌써 또
    한 해가 간다

    새해를 맞이했던 게
    엊그제 일 같은데

    흐르는 세월이
    빨라도 너무 빠르다.

    하루하루의 삶은
    더러 지루하기도 했는데

    눈 깜빡할 새 한 달이 가고
    계절이 바뀌더니

    쏜살같이 지나간
    올 한 해도 꿈만 같다.

    지난 시간 뒤돌아보며
    아쉬움이야 많이 남지만

    시간의 꼬리를
    붙잡을 수는 없는 노릇

    이제 우리는 웃는 얼굴로
    작별의 인사를 하자

    많이 정들었던 너
    총총 떠나가는 올해여.

     


    송년의 마음 / 이원문
     
    늘 그렇듯
    이맘때면 쓸쓸히 마음 비워지고
    지난 날 다가올 날 나뭇가지에 걸친다
    허전한 마음 허무한 마음
    며칠 남은 12월은 이런 것인지
    지난날은 그렇게 그렇다 해도
    다가올 새해 그 다음은 어느 날이 될까
    후회와 걱정이 서로 잡아 당기는 마음
    지난 날 후회 하고 다음 날이면 무엇 하나
    운명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인데
    희망도 아니고 꿈도 아니다
    좌절도 아니고 절망도 아니다
    그저 허무함에 며칠 남은 12월
    이제 또 마지막 날 딛어 가야 하나
    보내는 이 한해 구름 위에 얹는다

     

     

    송년의 섬 / 이원문
     
    까마득히 먼 섬
    가까운 나의 섬
    하루가 모은 한 달
    일 년 되어 부서지고
    바라보는 아랫섬
    나 자란 섬 쓸쓸하다
     
    보이는 나 자란 섬
    굴 바구니의 어머니 섬
    저 섬이 안은 일 년
    그 일 년만 부서지겠나
    휩쓰는 파도마다
    휩쓸리는 기억들
     
    갯벌 젓는 갈매기       
    그 시간인 듯 울어대고
    불어오는 바닷바람
    우리 싸리문 열어주는 듯
    어머니의 굴 바구니
    노을빛에 젖는다          

     


    송년산행 / 윤인구

     

    주인 있는 개한테
    물릴 뻔했다

    겨울비 몇 줄기 몸속까지 파고들고
    스산한 바람소리 성가시게 뒤따라왔다

    낙엽 밟는 소리가 너는 좋으냐
    낙엽은 온몸이 으스러지게
    아파 울 것이다

    산꼭대기에서 한 사내가 소리를 질러댔다
    야호 야호 돌아와
    메아리는 돌아오지 않았다
    모두 깊은 계곡으로 떨어져 죽었다

    한 해 농사 다 털어주고
    갈 데 없는 까치집 한 채 끌어안고 서 있는
    절 집 은행나무 한 그루

    산아래 마을에선
    아무 일도 없는 것 같다

    젖은 낙엽 타듯 한 해를 보냈다

     

     

    제야의 종소리 / 나상국

     

    이제

    양처럼 순한

    가는 여자의 손을

    잡지 못하고 놓아야 한다

    그리고 원숭이를 닮은

    오는 남자의 손을

    밀어내지 말고

    덥석 내밀어 잡아 주어야 한다

    자정이 오기전

    보신각에 몰려든

    구름 인파를 헤집고

    초대받은 인사에 의해

    낮고 굵은 33번의

    타종 소리

    가는 여자를 곱게 보내고

    오는 사람 마중물 되어

    각계각층의 소원 담아

    메아리 되어

    전국 방방곡곡

    온 누리에 길게 오래도록

    울려 퍼진다

     

     

    송구영신 / 오애숙

     

    주여, 묵은해 보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밝아오는 새아침 긴장의 끈 있어

    이맘때 어김없이 찾아오는 도전정신에 축복하소서

     

    주여, 새아침 새마음 새각오 속

    선을 위한 미래지향자의 강력한 힘의 발동력 위해

    기도로 준비하는 마음에 축복하고 축복하여 주옵소서

     

    주여, 요동쳤던 한해 끝자락이었습니다

    술렁이는 마음 잠재우시고 새날 위한 희망찬 발동력 위에

    하나님의 간섭하심 속에 축복하고 축복하소서

     

    주여, 새날이 밝았나이다

    진실로 오늘 만큼은 새마음 새날 새해 되게 하시고

    도전 속에 긴장의 끈 매주사 도전이 365날개 치게 하소서

     

     

    망년 忘年 / 오보영

    널 보내야만 하는 아쉬움보다는
    이미
    내 맘이 네게서 떠났다는 게
    더 쓰리고 아프다

    널 진심으로 사랑했는데
    그간 난 네게
    정성을 다했는데

    넌 오직
    날 밀쳐내고
    서둘러

    떠나갈 준비만 하고 있었다는 걸 알고 나니
    배신감에 너무 슬퍼져

    이제 그만 널
    아무런 미련 없이
    내 가슴에서 지우려 한다

    그래도 내겐 또
    더 나은 만남을 기릴
    새날이
    밝아올 테니까

     

     

    송년의 시 / 김사랑

     

    잘 가라, 지난날이여

    어서 오라, 새날이여

    지난 추억과 새 희망이

    서로 만나는 날

    아픔과 상처는 잊고

    우리 새롭게 시작하자

     

    나이 한 살에 한 살을 더하면

    생은 무거워지고

    사랑의 향기는 옅어지지만

    인생의 깊이는 깊어지는 것

    우리 만남의 인연이

    이별이 아니듯

    우리가 보낸 날들이 끝이 아니었다

     

    떠나는 사람을 잡을 수 없듯

    흘러가는 세월의 강물은

    누구도 막을 수 없으니

    즐겁고 아름다운 꿈을 꾸며

    새날 새희망으로

    찬란한 아침을 맞이하자

     

     

    저물어가는 한 해 / 오석주

     

    적막이 내리는 시간 사이

    깊은 침묵이 아른거려

    아픔과 빛나는

    한 해의 마지막 달 12월

     

    심장 깊이 동여맨 나뭇잎

    바스락바스락

    온몸이 아파져 올 때

    푸른 약속 흔들며

    바람 덮고 포근하게 접으려네

     

    오색불빛 찬란한 거리

    주름진 달빛 사이로

    허기진 외로움

    달래는 영혼 살포시 안아 준다

     

    어둠 찾아온 강가

    얼음 속 흐르는 물소리

    찬란한 춤사위

    반짝반짝 별 모양

    한해는 이렇게 저물어 간다.

     

     

    송년시 / 심재방

     

    하루는 길어도 한 해는 이리 짧아

    제야의 종소리에 두 손 모아

    새해 소원을 빌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올해도 다사다난이란 말 한 마디로

    어느덧 또 묵은 세월이 되는구나

    그래도 헛되다 하지 말자

    추억은 아픔까지도 아름다운 것

    다만 더 배려하지 못하고

    더 사랑하지 못함을 아쉬워하자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때늦을지니

    가깝거나 먼 인연들에게

    한 해 동안 입은 은혜와 사랑에

    머리 숙여 깊이 감사하자

    비록 기념비 하나 세우지 못하여

    세밑의 거리가

    또다시 회한의 바람으로 쓸쓸해도

    무엇이 인연보다 소중하리오

    그대 있고 내가 있으니

    새해에는 서로에게 좋은 일만 있기를

    굳게 악수 나누며

    올해도 제야의 종소리에 두 손 모아

    송구영신送舊迎新 새해를 맞자

    새해에는 더 건강하고 씩씩하게

    온화한 미소와 새 희망으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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