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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관한 시모음<5> [신년 시]...새해 아침에 / 김남조 외시모음 2023. 1. 3. 23:33
새해에 관한 시모음<5> [신년 시]...새해 아침에 / 김남조 외
새해 아침에 / 김남조
이 깨끗한 아침
두렵고 허전한 마음이
눈을 맞는 나무처럼 생각에 잠긴다
바람에 불려
먼 곳으로 가버린 꽃의 씨앗들
꼭 그처럼
내가 흩어버린 것들이여
뉘우침도 불도
말 없는 말도
안녕
더럽혀지지 않은
돌기둥 하나
크고 거룩하게 남으니
이는 내 믿음이요
다시 소망이니라
날이 날마다
내가 잠들 때 가장 마지막까지
내가 깨어날 때 맨 먼저
함께 있어 주는 눈매
쓸쓸하나
아름다운 음악
이는 내 영광이요
다시 곧
사랑이니라
이 간절한
새해 첫새벽
기도를 올리는 나무처럼 내가 있다
소중한 사람이여
그대 큰 기쁨 누리시면
나도 기쁘리라
어여쁜 아기
너에게 큰 기쁨 있으면
나도 기쁘리라
새로운 달력을 걸며 / 박종영
십이월이 딱 하루 남았다
면벽의 기운으로 기대어 온 한 장의 달력이
가벼운 웃음으로 손 저으며 외롭다
지난 봄으로 든든하게 시작하여
엊그제까지 가슴 저리며 머물던 까만 숫자의 무게가
하나둘 사라지고 빈칸을 지키는
남은 십이월의 숫자들이 흔들리며 설움이다
초승달이 기울 때마다 빛바랜
얼굴을 뜯겨가며 가냘픈 추억을 힘들게 붙들고
계절의 기억으로 남아준 숫자들,
삶의 뒤안에서 바라보는 세월의 인내가
즐거운 날을 기억하게 절기마다 그리움의 시간이다
새로운 달력을 하얀 벽에 건다
다만 힘겹고 지친 혼자의 겨울이
얼마나 기쁜 축복의 봄을 데리고 올지 궁금하다
떡국을 먹으며 / 양광모
먹기 위해 사는 게 인생은 아니라지만
먹고 사는 일만큼 중요한 일 또 어디 있으랴
지난 한 해의 땀으로
오늘 한 그릇의 떡국이 마련되었고
오늘 한 그릇의 떡국은
새로운 한 해를 힘차게 달려갈 든든함이니
사랑하는 사람들이 둘러앉아
설날 떡국을 먹으면
희망처럼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아물지 않은 상처마다 뽀얗게 새살이 돋아난다
새해 아침 / 김풍식
인생은 때로는 쓸쓸해도
때로는 아름다운 것
벌써 내 나이 오십하고도
중반을 훌쩍 넘어서는데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아직도 미묘한 설레임이 있다는 것은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이 있기 때문인가?
내가 보듬어야 할 가족들
내가 사랑해야 할 사람들 생각에
나도 모르게
가만히 두 손 모아
새해를 기원한다.
새해 / 김현주
첫 설렘
첫 느낌으로
새 아침 햇살을 받아봅니다
하얀 백지를 받아든
새로운 선물
새로운 마음으로
새 희망의 다짐을 그려봅니다
그리운 것들
아픔과 슬픔 것들
추억 속에 담아 놓고
웃음꽃 피우는 행복의 씨
새해라는 희망에 심어봅니다.
새해의 기도 –2017 / 임영준
새해에는
빛과 어둠이
결핍과 풍요가 함께
조화롭게 공존하게 하소서
지나간 날들이
상흔이 되지 않고
온화한 순풍이 되어
으늑히 밀어주게 하소서
새해에는
딱 그만큼이라도 좋으니
또렷이 부풀지 않아도 좋으니
알속이 제대로 다져지게 하소서
열강에 휘둘리지 않고
권력에 미친 자들에 상관없이
제 길을 묵묵히 가는 사람들이
축복받게 하소서
새해에는 부디
열망에 매진하던 약자들이
작은 응답이라도 받을 수 있는
의미 있는 한 해가 되게 하소서
새해에는---
새해의 기도 / 정해란
붉은 바다에서, 푸른 산에서
서서히 일어서는 힘
저마다의 한 해분 소망을
정수리에서부터 담아
한껏 풍성해진 원형으로
눈부시게 퍼져가는 첫해
새해엔
밝아 눈부신 햇살이
어두워가는 풍경마다
밝은 웃음으로 내렸으면
분열되는 마음마다
그 관절, 그 피까지 빈틈없이
온통 따스하게 데웠으면
그리하여
시들어가는 지구의 맥박
힘찬 속도 찾아 다시 뛰었으면
새해의 기도 / 오보영
님이여 새해엔
더 높은 곳을 우러르는
그런 삶을 살아가게 하여주소서
그러나 먼저
낮은 데 부터 살펴보는
겸허함을 주소서
님이여 새해엔
더 먼 곳을 바라보는
그런 삶을 살아가게 하여주소서
그러나 먼저
가까운 곳을 눈여겨 보는
섬세함을 주소서
님이여 새해엔
주위와 이웃을 더 돌아보는
그런 삶을 살아가게 하여주소서
그러나 먼저
나 자신부터 헤아릴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새해 아침 / 박기만
엊그제 첫 일출을 보러
찬바람에 옷깃을 세우면서
새해 아침을 열었는데
나이 들면
세월은 더 빨리 간다고
물 흐르듯 세월만 가는구나
가는 세월
잡을 수야 없겠지만
별을 세며 명상에 잠겨본다
이제 새해가 떠오르기 전에
잊을 것은 잊고
용서할 것은 용서하자
이 아름다운 세상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그렇게 살자꾸나
그리고 떠오르는 새해에
바람이 있다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게
더 사랑할 수 있게
용기를 주십사 빌어본다
새 천년 새 아침에 / 손해일
새천년 새날이 동터 온다
보라
저문해 칠흑같은 어둠을 살라먹고
찬연히 떠오르는 아침해
둥둥둥 빛이 빛을 길러
용솟음치는 희망을
장엄한 그 햇살
반도 삼천리
백두대간 굳센 등줄기를 타고
흰옷겨레 보배로운 산하에
눈부시게 퍼진다
역사는 켜켜이 쌓이는 시간의 나이테
온갖 내우외환 시름에도
우리 농민들은 꿋꿋했다
농자 천하지 대본 푯대 삼아
씨 뿌리고 거둔 보람 농심을 가꾸었다
큰물지고 가뭄 들어 하늘은 무심해도
옥토에 짖줄대어 인정을 퍼올렸다
이제 근대농업 한 세기도 저물고
녹색혁명 선진농업도 아람 벌어
디지털 정보시대 사이버세상 될지라도
흙이 있어 생명이 살고
생명이 있어 우리가 산다
생명을 기르는 농민은 언제나
위대한 생태환경 지킴이니
새천년 새날에도 변함없는 뿌리다
오늘 묵은 해넘이와 새 해오름이 살섞어
새날을 잉태하니
누리에 넘치는 박동소리
우리 앞에 거칠 것이 있으랴
내 땅 내 흙 생명의 텃밭에서
환경친화 으뜸농업
신토불이 토종 가꿔 나라 곳간 채우자
수입개방 경제위기 거친 파도 헤쳐 가자
새천년은 상생(相生)의 시대
미움의 누더기를 벗고 사랑을 갈아입자
사람과 자연, 농민과 소비자, 도시와 농촌
어화둥둥 서로 돕고 더불어 사는
복된 세상 이루자
눈부신 햇살 따라
세계로 미래로 힘차게 나래 펴서
금수강산 대물리며 영원토록 번영하자
새해 아침 햇살 / 한인수
새벽 새해 아침
영롱한 햇살이
사랑의 아름다운
향기 짙은 시간에
꾸물대는
몸 동아리
곧바로
마주하는 희열
추구마비(秋高馬肥)의
계절 같은
병신년 햇살이
오동통하여라
가시덤불을
헤쳐 가며
달리던 지난 시절
아쉬움을 더 하고
묵묵히
들풀 같은 마음으로
달래 가며
아침 햇살을 마중한다.
해야 솟아라 / 남원자
해야 솟아라
붉은 태양 어둠을 뚫고
불덩이 물고 솟아라
이글이글 불타는 희망
나의 가슴에 안기네
해야 솟아라
희망의 불덩이로 솟아라
불멸의 사랑 안고 태어나
어둠을 불사르고 태어나라
새해 희망 안고 태어나
365일 행복의 메시지 들고
웃음꽃 안고 피어나라
새해의 기도 / 오보영
님이여
새해엔 특별히
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님의 머리로
생각을 하고
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품게 하소서
그리하여
한 걸음 더
님 곁으로 다가서게 하여주소서
조금만 더
님의 모습 닮아가게 하여주소서
원단(元旦) / 조운
어허 또 새해라니
어이없어 하면서도
이新聞 저新聞
뒤적쥐적 뒤지다가
오늘도 다름없이
거저해를 지워 버렸다
해맞이 산행 / 손병흥
능선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산하
새해 첫날 여는 해돋이 해맞이 길
늘 가정엔 화목함 행복 충만하길
만사형통 꼭 성취되길 기원 해보던
새로운 각오 다짐 넘쳐나던 의욕마저
새 희망으로 다가서던 느낌 가득하도록
형언할 수 없는 큰 신비감에 휩싸이던 날
펼쳐진 산자락 박차고 떠오르던 일출 그 순간
탁 트인 조망 풍경 에서 즐겨보는 환상적인 장엄함
근심 걱정 모두 태워버리듯 타오르던 황홀경 핏덩이
붉다 못해 부푼 꿈 품고 서서히 솟아오르던 멋진 일출
올 한해 무사안녕 속 활기찬 희망 오붓이 넘쳐나기를
오랜 기다림 끝 맞이했던 설렘 환호성 멋진 광경 보며
다시금 소원 빌고 결심 다짐했던 희망찬 발걸음 새 출발
해야 솟아올라라 / 권경희
동해의 검푸른 심장으로
뭇 별들의 모여들고
산통을 풀어놓는 수평선 너머
은은히 꿈꾸는 태동
그 신성한 기운에
구름은 엄숙히 장막을 치고
바람도 고요히 숨죽이면
붉은 핏덩이 하나 용트림으로
거대한 요람을 박차고 용솟음친다
저 장엄한 빛을 향해
일제히 쏟아내는 가슴 벅찬 함성과
뜨겁게 달려오는 흰 파도의 환호로
광명의 새날이 밝았다
어둠을 깨워 힘껏 밝혀라
드넓은 창공으로 높이 올라라
새날의 소망을 마음껏 펼쳐라
평화와 번영의 날개로 펄럭이며
저 광활한 대지 위로 불끈불끈 솟아올라라
새해의 셈 / 이원문
떠난다던 그 한해
새해 맞이 첫날 되고
새해의 첫날
셈이 앞서 문연다
밝아온 새해
할 일 많은 새해
덧셈을 할까
뺄셈을 할까
계획이 들추는
수입과 지출
곱셈에 넣어도
나누니 모자란다
신년 축시
축복의 촛불을 밝히세 / 양광모
다시 시작해 보아라,
새해마다 신이 365개의 초를 건네주지만
촛불을 밝히는 건 오직 우리의 할 일
첫날은 감사의 촛불로 시작하세
어떤 사람은 선물을 받지 못한 채
아쉬움과 후회 속에 먼저 세상을 떠나갔다네
둘째 날에는 용기의 촛불이 좋으리
인생이란 촛불이 바람에 꺼지지 않도록
역경과 시련에 맞서 우리 힘껏 싸워 이기세
셋째 날에는 희망의 촛불을
넷째 날에는 열정의 촛불을
다섯째 날에는 사랑의 촛불을
마지막 날에는 다시 한 번 감사의 촛불을 밝히세
어떤 사람은 모든 초를 켜보지도 못한 채
슬픔과 한탄 속에 먼저 세상을 떠나갔다네
새해마다 신이 365일을 선물로 건네주지만
어떻게 사용할 지는 오직 우리의 책임
언제나 웃고 기뻐하며 하루하루 축복의 촛불을 밝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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