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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 For A New Beginning / SECRET GARDEN, 새해 / 구상음악 2023. 1. 2. 10:42
Song For A New Beginning / SECRET GARDEN 새해 / 구상 내가 새로와지지 않으면 새해를 새해로 맞을 수 없다 내가 새로와져서 인사를 하면 이웃도 새로와진 얼굴을 하고 새로운 내가 되어 거리를 가면 거리도 새로운 모습을 한다 지난날의 쓰라림과 괴로움은 오늘의 괴로움과 쓰라림이 아니요 내일도 기쁨과 슬픔이 수놓겠지만 그것은 생활의 율조律調일 따름이다 흰 눈같이 맑아진 내 의식意識은 이성理性의 햇발을 받아 번쩍이고 내 심호흡深呼吸한 가슴엔 사랑이 뜨거운 새 피로 용솟음친다 꿈은 나의 충직忠直과 일치一致하여 나의 줄기찬 노동勞動은 고독을 쫓고 하늘을 우러러 소박한 믿음을 가져 기도祈禱는 나의 일과日課의 처음과 끝이다 이제 새로운 내가 서슴없이 맞는 새해 나의 생애生涯, 최고의 성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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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관한 시모음<2> [1월 시] [일월 시]시모음 2023. 1. 2. 10:15
1월에 관한 시모음 [1월 시] [일월 시] 일월 / 유치환 나의 가는 곳 어디나 백일이 없슬소냐 머언 미개ㅅ적 유풍을 그대로 성신과 더불어 잠자고 비와 바람을 더불어 근심하고 나의 생명과 생명에 속한 것을 열애하되 삼가 애련에 빠지지 않음은 -그는 치욕임일레라 나의 원수와 원수에게 아첨하는 자에겐 가장 옳은 증오를 예비하였나니 마지막 우러른 태양이 두 동공에 해바라기처럼 박힌 채로 내 어느 불의에 즘생처럼 무찔리기로 오오, 나의 세상의 거룩한 일월에 또한 무슨 회한인들 남길소냐 1월 / 장태숙 새벽을 더듬으며 비가 온다 축축한 한기 겨울 그림자 따라 스미고 성탄절의 설렘과 제야의 가파름이 썰물처럼 사라진 개펄 같은 시간 침울한 손가락들 세상의 구멍마다 동그라미를 그린다 딱딱한 가슴팍 깊숙이 후벼 파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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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dplay / Daddy, 아버지의 노을 / 이정민음악 2023. 1. 1. 12:10
Coldplay / Daddy 아버지의 노을 / 이정민 제 몸 불덩이 되는 줄 모르고 꼭두새벽부터 달려온 긴 하룻길이 서산에 닿았다 거친 호흡에 뿜어져 나오는 식지 않는 열기는 추측할 수 없는 거리를 뛰어넘어 잔잔하던 내 가슴에 들어와 불에 덴 것처럼 아픈 까닭은 온종일 여름 해를 따라다니시다 밤이 되어서야 발갛게 타서 들어오시던 아버지의 돌아누우신 모습이 하늘 저편에 비쳤기 때문이다 때로는 아름다운 끝에 슬픔이 매달려 있는 것을 보게 되는 때가 있다 아, 오늘 보았던 노을은 그 옛날 거역할 수 없는 삶의 무게에 짓눌린 그때의 아버지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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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관한 시모음<1> [일월 시] [일월 시] [정월 시]시모음 2022. 12. 31. 22:46
1월에 관한 시모음 [일월 시] [일월 시] [정월 시] 1월 / 오세영 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 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神)의 캔버스, 산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 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일 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神)의 발성법(發聲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내 영혼의 현(絃) 끝에서 바람은 설레고, 1월이 말씀이라면 어머니의 부드러운 육성일 게다. 유년의 꿈길에서 문득 들려오는 그녀의 질책, 아가, 일어나거라, 벌써 해가 떴단다. 아, 1월은 침묵으로 맞이하는 눈부신 함성 중년의 가슴에1월이 오면 / 이채 시작이라는 말은 내일의 희망을 주고 처음이라는 말은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지요 두려움 없이 용기를 갖고 꿈을 키울 때 그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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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 관한 시모음<4> [새해 시] [신년 시]시모음 2022. 12. 31. 22:34
새해에 관한 시모음 [새해 시] [신년 시] 새해 / 김남조 송년의 바람이 냉수에 목욕 얼음에 소독한 후 병원 회전의자에 몸을 맡긴다 진맥하여 처방을 줄 의사는 그러나 출타하여 의사의 의사이신 어른을 뵈옵고 있다 어른께서 의사를 고쳐 주시면 의사가 바람을 치유하고 바람이 나를 의자에 앉히리라 그런 다음 부디 새해가 오기를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 / 이 채 싹이 트는 계절엔 잎이 되고 싶고 꽃이 피는 계절엔 향기가 되고 싶어도 꽃처럼 나비처럼, 그렇게 그림처럼 살 수만 없는 것이 우리네 삶이지요 초원의 순한 양처럼, 목장의 사슴처럼 온순할 수만 없는 것이 우리네 마음이지요 바람 불고 비 내려도 나무의 꿋꿋함으로 견디고 싶고 강물의 부드러움으로 다스리고 싶어도 마른 가슴 빗물은 새어들고 좁은 가슴 넓힐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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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시작하는 새해(신년)에 대한 시모음<3>시모음 2022. 12. 31. 21:49
한해를 시작하는 새해(신년)에 대한 시모음 희망에게 / 이해인 하얀 눈을 천상의 시(詩)처럼 이고 섰는 겨울나무 속에서 빛나는 당신 1월의 찬물로 세수를 하고 새벽마다 당신을 맞습니다 답답하고 목마를 때 깎아먹는 한 조각 무우맛 같은 신선함 당신은 내게 잃었던 꿈을 찾아 줍니다 다정한 눈길을 주지 못한 나의 일상(日常)에 새 옷을 입혀 줍니다 남이 내게 준 고통과 근심 내가 만든 한숨과 눈물 속에도 당신은 조용한 노래로 숨어 있고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라는 우리의 인사말 속에서도 당신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 있음으로 또다시 당신을 맞는 기쁨 종종 나의 불신과 고집으로 당신에게 충실치 못했음을 용서하세요 새해엔 더욱 청청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꽃이름 외우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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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맞이하는 새해에 관한 시모음<2> [새해 시] [신년 시]시모음 2022. 12. 28. 12:07
한해를 맞이하는 새해에 관한 시모음 [새해 시] [신년 시] 신년시(新年詩) / 조병화 흰 구름 뜨고 바람 부는 맑은 겨울 찬 하늘 그 無限을 우러러보며 서 있는 大地의 나무들처럼 오는 새해는 너와 나, 우리에게 그렇게 꿈으로 가득하여라 한 해가 가고 한 해가 오는 영원한 日月의 영원한 이 回轉 속에서 너와 나, 우리는 約束된 旅路를 동행하는 有限한 生命 오는 새해는 너와 나, 우리에게 그렇게 사랑으로 더욱더 가까이 이어져라 새해 아침 / 송수권 새해 아침은 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답답하고 화나고 두렵고 또 얼마나 허전하고 가난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지난밤 제야의 종소리에 묻어둔 꿈도 아직 소원을 말해서는 아니 됩니다 외로웠습니까? 그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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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시작하는 새해에 관한 시모음<1> [새해 시] [신년 시]시모음 2022. 12. 28. 11:55
한해를 시작하는 새해에 관한 시모음 [새해 시] [신년 시] 새해 아침의 기도 / 김남조 첫 눈뜸에 눈 내리는 청산을 보게 하소서 초록 소나무들의 청솔바람 소리를 듣게 하소서 아득한 날에 예비하여 가꾸신 은총의 누리 다시금눈부신 상속으로 주시옵고 젊디젊은 심장으로 시대의 주인으로 사명의 주춧돌을 짐지게 하소서 첫 눈뜸에 진정한 친구를 알아보고 서로의 속사랑에 기름 부어 포옹하게 하여 주소서 생명의 생명인 우리네 영혼 안엔 사철 자라나는 과일나무 숲이 무성케 하시고 제일로 단맛나는 열매를 날이날마다 주님의 음식상에 바치게 하옵소서 새해의 시 / 김사랑 새날이 밝았다 오늘 뜨는 태양이 어제의 그 태양은 아니다 겨울 산등성이로 불어가는 바람이 지난밤에 불던 바람이 아니다 독수리는 하늘 높은 곳에서 날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