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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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시작하는 새해(신년)에 대한 시모음<3>시모음 2022. 12. 31. 21:49
한해를 시작하는 새해(신년)에 대한 시모음 희망에게 / 이해인 하얀 눈을 천상의 시(詩)처럼 이고 섰는 겨울나무 속에서 빛나는 당신 1월의 찬물로 세수를 하고 새벽마다 당신을 맞습니다 답답하고 목마를 때 깎아먹는 한 조각 무우맛 같은 신선함 당신은 내게 잃었던 꿈을 찾아 줍니다 다정한 눈길을 주지 못한 나의 일상(日常)에 새 옷을 입혀 줍니다 남이 내게 준 고통과 근심 내가 만든 한숨과 눈물 속에도 당신은 조용한 노래로 숨어 있고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라는 우리의 인사말 속에서도 당신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 있음으로 또다시 당신을 맞는 기쁨 종종 나의 불신과 고집으로 당신에게 충실치 못했음을 용서하세요 새해엔 더욱 청청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꽃이름 외우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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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맞이하는 새해에 관한 시모음<2> [새해 시] [신년 시]시모음 2022. 12. 28. 12:07
한해를 맞이하는 새해에 관한 시모음 [새해 시] [신년 시] 신년시(新年詩) / 조병화 흰 구름 뜨고 바람 부는 맑은 겨울 찬 하늘 그 無限을 우러러보며 서 있는 大地의 나무들처럼 오는 새해는 너와 나, 우리에게 그렇게 꿈으로 가득하여라 한 해가 가고 한 해가 오는 영원한 日月의 영원한 이 回轉 속에서 너와 나, 우리는 約束된 旅路를 동행하는 有限한 生命 오는 새해는 너와 나, 우리에게 그렇게 사랑으로 더욱더 가까이 이어져라 새해 아침 / 송수권 새해 아침은 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답답하고 화나고 두렵고 또 얼마나 허전하고 가난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지난밤 제야의 종소리에 묻어둔 꿈도 아직 소원을 말해서는 아니 됩니다 외로웠습니까? 그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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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시작하는 새해에 관한 시모음<1> [새해 시] [신년 시]시모음 2022. 12. 28. 11:55
한해를 시작하는 새해에 관한 시모음 [새해 시] [신년 시] 새해 아침의 기도 / 김남조 첫 눈뜸에 눈 내리는 청산을 보게 하소서 초록 소나무들의 청솔바람 소리를 듣게 하소서 아득한 날에 예비하여 가꾸신 은총의 누리 다시금눈부신 상속으로 주시옵고 젊디젊은 심장으로 시대의 주인으로 사명의 주춧돌을 짐지게 하소서 첫 눈뜸에 진정한 친구를 알아보고 서로의 속사랑에 기름 부어 포옹하게 하여 주소서 생명의 생명인 우리네 영혼 안엔 사철 자라나는 과일나무 숲이 무성케 하시고 제일로 단맛나는 열매를 날이날마다 주님의 음식상에 바치게 하옵소서 새해의 시 / 김사랑 새날이 밝았다 오늘 뜨는 태양이 어제의 그 태양은 아니다 겨울 산등성이로 불어가는 바람이 지난밤에 불던 바람이 아니다 독수리는 하늘 높은 곳에서 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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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보내는 송년 시모음<5> [송년 시] [년말 시]시모음 2022. 12. 26. 21:33
한해를 보내는 송년 시모음 [송년 시] [년말 시] 한해의 끝자락에서 / 박외도 제법 쌀쌀해진 겨울밤 마음 아프고 쓰린 사람들의 쏟아놓는 고달픈 이야기들로 밤새워 뒤척이며 잠 못 이루고 겨울 긴긴밤을 하얗게 새운다. 한해의 끝자락에서 지난 일들은 가슴 깊이 묻고 새로운 아침의 창을 열면 목련 나뭇가지에 작은 새 한 마리 날아와 새로운 희망을 노래한다. 남은 시간 어떻게 마무리할까 생각에 잠기는 나에게 짧은 인생 촌음을 아껴 그들에게 나의 어깨를 내주어 기대게 하고 가슴을 열어 토닥거려 주라고 일깨워준다. 작은 새의 짹짹거리는 아침 인사에 나는 웃으며 한해의 마지막을 가벼운 마음으로 마무리해 간다. 한 해의 끝에 / 서현숙 황혼은 곱게 물들어 노을 만들고 저무는 하루 어둠이 사방에 내려앉길 시작하는데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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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보내는 송년 시모음<4> [송년 시] [년말 시]시모음 2022. 12. 26. 21:18
한해를 보내는 송년 시모음 [송년 시] 고갯마루의 송년 / 이원문 저 멀리 바라보면 더 먼 날이 다가오고 다가오는 그날보다 옛 생각이 앞선다 빈 주머니 채우려 속아온 세월 믿었던 내일이 그리 속였나 큰 욕심도 아니고 바란 기적도 아니다 그저 하루 한 달 시간 셈에 매달린 날 손 넣어본 주머니에 무엇이 들어있나 이 자리의 나 어디에 와 있고 짧은 날 바라보며 뒤적이는 그 옛날 손 주름 얼굴 주름 이제 그만 쉬자 한다 망년 / 임영준 몇 잔의 술로 떠나갈 수 있는가 몇 겹의 파도로 털어버릴 수 있는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손가락이라도 두드리면 대개가 해갈되지 않았는가 네온사인을 쫓다 깨어나 보면 절로 구겨진 욕념에 사그라지지 않았는가 막다른 길이라 포기해 버리고 싶을 때 또다시 새로운 날들이 열리지 않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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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보내는 송년 시모음<3> [송년 시] [년말 시]카테고리 없음 2022. 12. 26. 13:19
한해를 보내는 송년 시모음 [송년 시] [년말 시] 12월 끝자락에서 / 윤보영 12월 끝자락입니다. 올해 마지막 달이 되었다고 인사 나누며 반갑게 맞이했는데 송년모임과 한 해 마무리로 바쁘게 지내다 보니, 솔직히 12월이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우리가 알든 모르든 앞으로만 걷고 있는 12월처럼 우리 일상도, 막힘없이 앞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지금 가고 있는 12월이 세월 속으로 사라진 자리에 새로운 한 해가 다가서듯 한 살이 많아지면 더 성숙된 나를 만나게 되겠지요. 성숙된 내가 올해처럼 웃으며 12월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남은 시간 아름다운 마음으로 채우겠습니다. 송년유감 / 임영준 모두 데리고 가야 하는가 따라가기 싫은 자들도 많은데 몇몇을 흘리고 가면 어떤가 무례한 검버섯도 억울한데 굳이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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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보내는 송년 시모음<2> [송년 시]시모음 2022. 12. 26. 13:07
한해를 보내는 송년 시모음 [송년 시] 송년에 기대어 / 고은영 어느 날부터 기도하는 법을 잊어 버렸다 게으른 결과만큼 후회만 앞서는 나는 자랑할 게 하나도 없구나 미래의 소박한 꿈을 설계를 한다거나 이제 나는 거대한 희망을 노래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포기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나는 아파했더냐 가중되던 고통 속의 기도야말로 얼마나 절실했더냐 욕망의 무게가 무겁거나 뜨거운 욕구일수록 굽이치는 아픔의 상처나 실망도 큰 것이다 어떤 욕구나 욕망도 이제 와 나에게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못한다 그것은 폐기돼야 할 허접한 부유물이고 살아오며 비워야 하는 욕된 허구임을 알았다 슬픔에도 내성이 생기고 내성에 점점 익숙해지면 무덤덤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포기하는 삶을 천천히 습득하는 것이다 고통이 됐건 행복이 됐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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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보내는 송년 시모음<1> [송년 시]시모음 2022. 12. 26. 12:52
한해를 보내는 송년 시모음 [송년 시] 한 해를 보내면서 / 조윤현 다난한 해를 보내고 희망찬 꿈이 그려지는 새해를 맞는 연말에 서산에 지는 해를 보며 영욕의 세월을 그린다. 지나온 해를 돌아보고 한 해를 또 보내면서 고희를 맞아야 하지만 지는 해가 거듭하면 미련에 남는 해는 아쉽고 새해가 또 기다려진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영겁의 세월을 보내면 무상한 인생 편력은 또 그렇게 그려지겠지. 송년 엽서 / 이해인 하늘에서 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번 스쳐가듯 빨리 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떠나가지요 나이 들수록 시간은 더 빨리 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어서 잊을 것은 잊고' 용서할 것은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겠습니다 목숨까지도 떨어지기 전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내게..